개봉 이틀만에 '포스터 3종세트' 인증샷…극장가 굿즈 마케팅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 '저스티스 리그'는 지난 15일 개봉과 동시에 3가지 오리지널 포스터를 관객에게 선착순 지급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곳에서 서로 다른 이미지의 포스터를 3만6천장 나눠줬다.
개봉 다음날부터 인터넷에는 '포스터 3종 인증샷'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전날 오후 3시 개봉한 영화를 이틀 만에 세 번 이상 관람한 열혈 팬들이다. '저스티스 리그'는 예매관객 중 추첨을 통해 시계·목도리·헤드셋 등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열었다.
이런 '굿즈 마케팅'은 이미 영화 홍보에 필수가 됐다. 특정 작품이나 인물을 소재로 만든 다양한 제품들을 덤으로 줘 관객을 끌어들이는 마케팅 방식이다. 굿즈(goods)는 상품·제품을 뜻하는 영어 단어다.
'굿즈 마케팅'은 할리우드 히어로처럼 캐릭터 자체의 인기에 기댄 경우가 많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는 지난 18일 캐릭터 미키마우스의 생일을 맞아 대대적인 파티를 벌였다.
스타필드 하남의 디즈니 슈퍼샵은 '미키야 생일 축하해'라고 말하는 방문객에게 미키 또는 미니마우스 노트를 줬다. CGV 굿즈 스토어 '씨네샵'은 5만원 상당 상품들로 구성된 한정판 '미키 생일 박스'를 2만5천원에 할인 판매했다.
포스터와 노트·엽서·배지·파우치·책갈피·마스킹테이프까지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연말 극장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굿즈는 내년도 캘린더. 그 중에서도 반 고흐의 삶을 그린 애니메이션 '러빙 빈센트'의 캘린더는 여느 전시도록 못지 않은 고품격 그림들로 구성돼 단연 인기다.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생애를 그린 '조용한 열정'은 디킨슨의 시가 담긴 미니 시집과 반짇고리·책갈피 패키지를 준비했다. 영화 속에서 디킨슨이 시집을 만들어 주변에 선물한 데서 착안했다.
굿즈로 관객 참여를 이끌어내는 영화도 있다. 다음달 8일 재개봉하는 '라라랜드' 배급사는 관객이 좋아하는 영화 스틸사진을 투표로 선정해 내년도 달력을 제작할 예정이다.
지난 9월 콜린 퍼스와 태런 애저턴 등 '킹스맨: 골든 서클' 배우들의 급작스런 무대인사 취소에 성난 팬심을 굿즈가 달래기도 했다. 국내배급사인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배우들을 기다리다 발길을 돌린 관객에게 영화예매권과 함께 배우들 사인이 새겨진 포스터와 휴대전화 케이스 등 굿즈 세트를 선물했다.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굿즈 이벤트는 일반 관객보다는 특정 영화에 관심이 많은 열성 팬을 겨냥한 경우가 많다"며 "블록버스터 등 대형 영화보다는 마니아들에게 사랑받을 만한 작은 규모의 영화를 알리는 데 활로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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