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얀마와 군사협력 강화…"인도 영향력 차단 포석"

입력 2017-11-24 14:05
中, 미얀마와 군사협력 강화…"인도 영향력 차단 포석"

미얀마는 중국의 원유 및 가스 수입의 전략적 거점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이 미얀마 군부 지도자들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여 군사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62만여 명에 이르는 로힝야족의 국민 지위를 박탈하고 국외 이탈을 조장해 국제사회로부터 엄중한 비판을 받는 미얀마를 끌어들여 잠재적 분쟁 상대국이자 미국과 밀착하는 인도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특히 믿을 수 있는 지원 세력이라는 신뢰를 미얀마로부터 얻어내기 위해 지금까지 로힝야족 인종청소 사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는 등 미얀마 정부를 의식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軍報)는 24일 중국과 미얀마 양국 군 고위 사령관들이 23일 회담을 열고 군사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 미얀마군 대표단은 지난 22일 리쭤청(李作成)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겸 연합참모부 참모장 초청으로 방중했다.

리쭤청 참모장은 "미얀마는 중국의 이웃 나라이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노선상에 위치한 중요한 국가"라고 평가했다.



리 참모장은 이어 중국의 경제적 번영이 미얀마 발전에 중대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양국 군부 간 전략적 소통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리 참모장은 또 중국은 군사훈련 역할 증대와 접경지역 평화유지 작전을 위한 기술 교류 등 미얀마 군부와의 접촉을 늘려나가기를 원한다고 기대했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의 콜린 코 연구원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인도와 중국이 미얀마와의 협력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얀마는 전통적으로 인도와 중국 그 어느 편도 들지 않았다"면서 "따라서 두 강대국 입장에서 보면 경쟁의 여지가 아주 넓다"고 지적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988년 이후 군사용 수송장비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전투기와 함정도 제공하는 등 미얀마에 대한 주요 군사장비 공급국이다.

또 중국 해군은 지난 5월 미얀마 해군과 첫 연합 군사훈련도 했다.

인도도 지난 2013년 미얀마 군에 대포와 레이더, 야간용 감시장비 등을 제공했으며 지난 9월 군사회담 이후 순시선을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코 연구원은 "중국은 미얀마가 인권 문제로 국제사회에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의지할 수 있는 나라임을 보여줄 기회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얀마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수입하는 원유와 가스의 80% 정도를 수송하는 과정에서 대체 노선이 될 수 있어 중국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거점이다.

중국은 수입하는 에너지의 대다수를 벵골만을 거쳐 믈라카해협을 통해 운송하고 있지만 미국과 인도 동맹이 강화하면서 해상 수송로 봉쇄에 대한 우려가 크다.

리제(李杰) 중국 해군 군사학술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이 향후 주요 교역로가 될 수 있는 미얀마와 군사협력을 강화하면 국익 수호에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현재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하나로 미얀마에 길이 771㎞의 송유관 건설 사업에도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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