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전용 대형 쇄빙연구선 시급…7천t급 1척 남북극 왕래 '허덕'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세계 주요 국가들이 북극 과학연구를 위해 앞다퉈 쇄빙연구선 건조를 서두르고 있어 우리나라도 1만t 이상 대형 연구선 건조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현재 17개 국가가 총 92척의 쇄빙선을 보유하고 있다.
건조 중인 19척 가운데 17척은 쇄빙연구선이며 건조 계획인 16척에는 9척의 연구선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앞으로 총 26척의 연구쇄빙선이 극지에 새로 투입될 예정이다.
이미 10척의 쇄빙연구선을 보유한 러시아는 11척의 쇄빙선을 추가로 건조 중이며, 4척을 더 만들 계획이다.
캐나다는 북극해를 전담하는 쇄빙연구선 6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3년 취항을 목표로 3척을 추가로 건조하고 있다.
미국도 기존 2척의 쇄빙연구선 외에 1만3천t급 3척을 포함해 5척을 건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도 쇄빙연구선 확충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2만1천t급 연구선을 보유한 중국은 1만4천t급 1척을 더 건조 중이다.
일본은 남극 전용 쇄빙연구선 1척과 북극 전용 내빙연구선 1척을 운영 중인데, 북극 연구를 강화하려고 2020년까지 1만t급 쇄빙연구선을 추가로 건조할 예정이다.
이처럼 주요 국가들이 앞다퉈 쇄빙연구선 확충에 나서는 것은 북극 과학연구 수요가 많고, 국가 이익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북극 연구는 해저와 해상에 관한 기초과학 자료뿐만 아니라 신기술과 신제품의 방한성능, 자원개발, 항로이용, 환경보호, 항해안전 등을 위한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북극은 대륙인 남극과 달리 대부분 바다로 이뤄져 고정된 과학기지보다는 쇄빙연구선을 이용한 연구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북극 연구는 첨단 선박건조 기술 축적, 전문인력 양성과 교육, 북극권 협력증진 등 다양한 부수적인 가치도 크다.
우리나라는 남극에 세종과학기지(1988년 완공)와 장보고과학기지(2014년 완공)를 건설해 운영하고 있는데 연구시설과 규모, 연구원의 전문성 등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반면 북극 연구는 임차시설인 다산과학기지에서 불과 수개월간 이뤄져 인프라 부족으로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북극 연구에 필수적인 쇄빙연구선도 열악한 수준에 있다.
현재 보유한 쇄빙연구선은 2009년에 건조한 7천500t급 아라온호 1척뿐이다.
애초 남극 연구를 위해 건조했지만, 북극 연구에도 투입되면서 태평양을 건너 남극과 북극을 오가며 연구와 물자보급을 담당하는 실정이다.
연간 320일 정도 운항하는데 극과 극을 오가야 하는 비효율성 때문에 북극 연구에 투입되는 기간은 채 30일도 안 된다.
아라온호의 규모와 성능도 중국과 일본의 쇄빙연구선에 비해 뒤진다.
해양수산개발원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북극 과학연구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면 전용 대형 쇄빙선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세계 각국이 건조 중이거나 계획하는 쇄빙연구선 26척 가운데 규모가 확정된 25척의 68%인 17척이 1만t급 이상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독일, 호주는 2만t급 이상을 건조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최소 1만t급 이상 쇄빙연구선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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