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승 교수 "감사원 감사 존재만으로도 비리예방 효과"

입력 2017-11-24 14:00
심재승 교수 "감사원 감사 존재만으로도 비리예방 효과"

'공공감사의 위상과 발전방안' 5개 학회 공동학술대회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한국부패학회 소속 심재승 청주대 교수는 24일 "부패의 원인이 개인의 탐욕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제도적인 느슨함이나 문화도 상당히 작용한다"며 "감사원 감사의 존재만으로도 비리 행위에 대한 예방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열린 '공공감사의 위상과 발전방안' 5개 학회 공동학술대회에서 '감사의 부패예방 효과에 대한 질적 연구' 논문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심 교수는 기초자치단체와 공기업의 감사자들 인터뷰를 통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내부 감사는 동료직원에 대한 감찰이라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고 또 감사자와 피감사자 사이에 역할이 언제든지 바뀔 수 있으므로 감사의 정도나 처분이 느슨해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고 정리했다.

이어 "조직의 리더나 감사실의 책임자인 '감사'(chief audit officer)가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내부 감사가 움직일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내부 감사가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감사원의 전문성과 대규모성의 측면에서 감사원은 전문적인 역량을 갖고 있으면서 시간과 인력을 대규모로 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특히 감사원의 '상징적 효과'가 강조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공무원의 업무 행위에서 기준은 개인의 윤리나 도덕심, 법률과 규정이 있지만,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이 업무를 수행할 때 염려하는 것은 '감사에 지적 받는다' 혹은 '감사에 걸린다'는 것을 수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또 "감사원은 고도의 전문성을 배양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회계감사로는 한계가 있다"며 "아울러 피감기관에서 훈계하거나 고압적인 면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감사가 장기적으로 피감사자를 돕는 것이라는 점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개선책을 제시했다.

이어 "감사원은 회계감사에 머물지 않고 직무감찰권한을 같이 가지고 있어야 암행어사로서 공무원의 비리에 대한 경각심을 줄 수 있다"며 "좀 이색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감사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으로 충격적인 처분이나 감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부분의 응답자가 이른바 부정청탁방지법의 효과를 크게 강조했는데, 심층적인 분석을 해보면 반부패 교육은 피상적인 데 비해서 언론의 홍보 효과, 그리고 첫 희생양이 될지도 모른다는 경계심에 따른 비리예방 효과가 크다고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한국행정학회 김보은 고려대 교수는 '부패유발요인이 부패인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을 통해 "부패억제와 방지를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부패 인식을 낮추고, 감사원, 법무부 등 사정기관의 업무 효율성 및 책임성을 제고하는 한편, 부패범죄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행정학회·헌법학회·정책분석평가학회·지방재정학회·부패학회 등 5개 학회는 감사연구원에서 발간하는 '감사논집'이 등재후보학술지로 선정된 것을 기념해 이번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