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테러·총기난사에 놀란 뉴욕, 추수감사절에 경계 비상
퍼레이드 보러 20만명 운집…저격수 배치·차량벽 설치 등 철통 경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뉴욕의 명물인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는 올해도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어느 때보다 삼엄한 경비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뉴욕과 라스베이거스에서 각각 발생한 트럭 테러와 총기 난사 사건에 놀란 치안 당국이 무엇보다 시민 안전에 각별히 신경을 기울이고 있어서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추수감사절을 맞아 91번째 메이시스 퍼레이드가 이날 오전 9시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엔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의 캐릭터 '올라프'와 TV 만화 '퍼피구조대'의 캐릭터 '체이스', 동화작가 닥터 수스의 새 애니메이션 '그린치' 주인공의 모습으로 만든 대형 풍선이 등장한다.
스모키 로빈슨, 더 루츠, 플로 라이다, 와이클리프 진 등의 가수가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들, 행군 악대와 함께 등장해 분위기를 돋운다.
예상되는 관중은 20만여 명에 이른다. 퍼레이드가 지나는 길 주변은 경비 인력과 차량이 빽빽하게 둘러쌀 전망이다.
총기와 이동식 방사선 측정기를 소유한 경찰관이 인파 속에 배치되고, 건물 옥상에는 명사수들이 건물 창문과 발코니 등을 대상으로 특이사항이 있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관중들 소지품도 점검한다. 큰 백팩이나 우산, 의자 등은 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모래를 잔뜩 채운 청소차 수십 대가 센트럴파크에서부터 2.6마일(약 4.2㎞)을 따라 늘어서 차벽을 형성할 예정이다. 트럭의 무게만 16t으로, 모래를 채우면 그 두 배가 된다.
경찰은 언제든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면 곳곳에 배치된 경찰관들에게 말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임스 오닐 뉴욕경찰청장은 "미국은 두 달간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며 "그런 증오와 비겁한 행동을 불가피한 일이라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추수감사절 퍼레이드가 끝난 직후부터 행사 경비 계획을 세웠고, 지난달 31일 뉴욕 트럭 테러 이후 계획을 재점검했다.
특히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IS(이슬람 국가)가 지난해 자신들의 선전잡지에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를 "최고의 표적"이라고 위협한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IS는 지난달 트럭 테러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자처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의 경비가 매년 강화되는 것은 우리가 간단치 않은 세상에 대처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며 "행사에 투입된 인력과 자원이 우릴 더 안전하게 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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