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활비 논란에 與 "문제 없다" vs 野 "국조·특검해야"

입력 2017-11-23 16:10
수정 2017-11-23 16:16
검찰 특활비 논란에 與 "문제 없다" vs 野 "국조·특검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23일 전체회의에서는 검찰의 특수활동비 법무부 상납 논란을 놓고 여야 간에 격론이 벌어졌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법무부가 검찰 특활비를 상납받아 불법 사용했다고 주장하면서 국정조사와 특검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불법이 아니고 이전 정부에서도 이뤄졌던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국정원의 소위 특활비 청와대 상납 사건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만약 이게 범죄가 된다면 검찰 특활비도 동일 선상에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이 제기된 것"이라며 "수사 활동에 쓰라고 만든 특활비를 수사도 하지 않는 법무부가 기밀을 요하지 않는 부분에 쓰는 것도 같은 논리로 범죄가 성립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솔직히 매월 일정한 날에 검찰국장 등에게 정액으로 지급했지 않느냐"며 "나도 (검사 시절) 법의 날이나 일선 수사부장 시절 수사 성과가 좋다고 500만 원씩 내려왔었다"고 따졌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도 "검찰 수사 지원으로 내려보내야 할 특활비를 법무부가 미리 공제하고 장관의 현금 판공비로 쓴 것과 (청와대로 건네진) 국정원 특활비가 뭐가 다르냐"고 몰아붙였다.

김 의원은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이 고발돼 조사를 해야 하는데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맡길 수는 없으니 특검이 필요하다"며 "당 차원에서 곧 특검법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직 의원은 "법무장관의 활동이 기밀 유지할 게 있느냐, 법무장관이 국정원장이라도 되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현재의 특활비 배정과 집행 방법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지금 특활비가 문제가 된다면 당시에도 특활비를 상납받았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백 의원은 "국정원 특활비가 문제가 된 것은 사적으로 유용했기 때문"이라며 "법무부 특활비는 사적 유용이 아니라 세목에 있어 다른 형태로 쓰인 것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금태섭 의원도 "유용했다거나 검찰 몫의 특활비를 다른 기관에서 썼다거나 이런 문제가 있어야 청문회를 연다거나 할 수 있지, 애초에 검찰 활동, 검찰 업무에 쓴 것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박범계 의원도 "사실상 현안 질의 형식으로 특활비와 관련된 청문회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홍준표 대표가 본인의 특활비가 문제가 되니 이 문제를 지적한 것이 (논란의) 발단"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취임한 지 4개월밖에 안 됐고, 박근혜 정권 때 편성된 예산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장관을 상대로 정치적 공세를 하는 것"이라며 "금도를 넘은 이번 시비의 피해는 일선 검찰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사위에서는 법무부 특활비의 예산 배정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예전에는 법무부가 별도 항목으로 특활비를 배정받았는데,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 특활비 문제가 불거지자 법무부에 편성된 부분이 공개될 것을 우려해 배정 방법이 바뀐 것"이라며 "검찰 활동에 배정된 특활비를 법무부가 돌려쓰지 말고 별도의 항목을 배정하면 될 것"이라고 개선안을 제시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정부의 모든 외청은 독립적인 예산 편성권과 인사권이 있는데 가장 방대한 외청인 검찰청만 인사권과 예산 편성권이 없다"며 "이 때문에 늘 '청와대, 법무부로부터 하명 수사를 한다', '수사 개입을 한다'는 정치적 오해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검찰이 독립청이 돼서 인사, 예산권을 가지면 이런 오해가 불식되고 공수처도 필요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여상규 의원도 "검찰청에서 특활비관련 예산을 자신들이 편성하게 하면 이런 오해가 안 생길 것"이라며 "검찰 수사와 관련된 특활비는 법무부가 손대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공감했다.

이에 대해 박상기 장관은 "특활비 사안과 관련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없도록 예산 편성 과정에서 개선점이 없는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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