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밤' 김무열 "야누스 연기? 평범한 얼굴 덕에 가능했죠"

입력 2017-11-23 15:05
수정 2017-11-23 16:07
'기억의 밤' 김무열 "야누스 연기? 평범한 얼굴 덕에 가능했죠"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기억의 밤'은 두 남자에 관한 이야기다. 시간을 잃어버린 남자 진석(강하늘)과 청춘을 잃어버린 남자 유석(김무열) 사이에 얽히고설킨 비극적 인연을 스릴러 형식으로 풀어낸다.

김무열(35)은 극 중 선과 악을 넘나드는 양극단의 얼굴을 보여준다. 따뜻한 눈빛으로 동생 진석을 바라보는 모범생 형의 모습이었다가 후반부로 가서는 서늘한 눈빛을 지닌 미스터리한 인물로 바뀐다. 이 작품의 반전 열쇠를 쥔 인물이다.

23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김무열은 "제 얼굴이 평범하고, 과한 개성이 없어서 그런 연기가 가능했던 것 같다"면서 "한 선배가 제 얼굴에 '억울함이 있다'고 말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며 웃었다.

평소에는 누가 범인인지 궁금해서 스릴러 영화를 잘 못 본다는 그는 "이번 작품은 유석이라는 캐릭터의 스펙트럼이 마음에 들어 연기해보고 싶은 욕심이 났다"면서 "또 장항준 감독과 상대 배우인 강하늘에 대한 믿음으로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무열은 강하늘의 데뷔작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함께 출연해 친분이 깊다. 그는 지난 9월 입대한 강하늘이 "보고 싶다"며 애정표현도 아끼지 않았다.





"하늘이가 19살 때 처음 만났는데, 그때도 애늙은이 같았죠. 저보다 옛날 노래도 더 많이 알고, 감성 역시 또래들과 달랐습니다. 특히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자신만의 세계관이 점점 확장되고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좋은 배우가 돼가고 있구나 생각했죠."

'미담제조기' 강하늘에 대한 미담을 들려달라고 하자 신이 난 듯 이야기했다. "하늘이는 촬영장에서 스태프와 스스럼없이 지내요. 배우와 스태프 간의 돈독한 관계를 다지는 촉매제 역할을 했죠. 하늘의 밝은 에너지 덕분에 촬영장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기억의 밤'은 깜짝 놀란 반전이 있는 영화다. 이야기하면 할수록 스포일러(미공개 내용을 알려 재미를 떨어뜨리는 행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무열도 "단순한 만남이 어디까지 비극으로 치달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관계에 관한 영화"라며 말을 아꼈다.

김무열은 '은교'(2012), '연평해전'(2015), '대립군'(2017) 등 영화뿐만 아니라 뮤지컬 '쓰릴 미'(2017),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2015)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연기활동을 해왔다. 지금은 김지운 감독의 차기작 '인랑'(가제)을 촬영 중이며 다음 달 방영되는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악의 도시'에도 출연한다.

김무열은 "제가 아직 작품을 고를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사람의 관계를 깊이 있게 다루는 2∼3인 극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무열은 배우 윤승아(34)와 2015년에 결혼했다. 윤승아는 이달 2일 개봉한 방은진 감독의 신작 '메소드'에 출연했다. 부부가 비슷한 시기에 작품을 내놓은 데 대해 "배우로서 기쁘다"며 소회를 밝혔다.

윤승아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도 남편을 볼 때마다 설렌다"고 언급한 데 대한 '답가'를 부탁하자, 그는 얼굴을 무릎에 파묻고 한참 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아내를 보면) 여전히 설레느냐'는 짓궂은 질문에 "그럼요. (우리) 사이 좋아요"라고 쑥스러운 듯 답한 뒤 귀까지 얼굴이 빨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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