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항암치료의 날'…"다학제 진료가 치료성적 높인다"
종양내과학회, 24일 '항암치료 바로 알기' 행사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 후두암 2기에 시달리던 40대 여성 A 씨는 몸 상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의료진은 암이 발생한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통해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려 했지만, A 씨는 "아직 아이가 어려서 수술을 받으면 대화를 하거나, 돌볼 사람이 없다"며 "수술 외 다른 방법으로는 도저히 치료가 어렵겠는가"라고 간곡한 질문을 던졌다. A 씨의 사정을 들은 해당 병원은 외과·영상의학과·종양혈액내과 등 다양한 진료과 의료진이 모여 다른 치료법을 논의한 결과, 방사선 및 약물 항암치료를 우선 진행한 후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다행히 A 씨는 수술을 받지 않고도 몸 상태가 호전됐다.
위에 나온 실제 사례처럼 암 치료에 있어 다양한 진료과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가 치료 성적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오는 24일 '제1회 항암치료의 날' 행사를 앞두고,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학제 진료의 우수성에 대해 소개했다.
학회 측에 따르면 다학제 진료는 담당 환자를 책임지는 주치의 1명이 다른 전문의 의견을 참고하는 '협진'과 달리 진료 초기부터 다양한 진료과가 공동으로 참여한 가운데 최선의 진료법을 찾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특히 암 치료의 경우 의사별 전공 분야에 따라 선호하는 치료법이 수술, 방사선 치료, 약물치료 등으로 구분될 수 있는데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이용하면 환자 몸 상태에 맞춘 '절충안'을 찾을 수 있다는 게 학회 측 분석이다.
오상철 종양내과학회 홍보위원장(고대구로병원)은 "예를 들어 외과 의사는 수술을 먼저 고려하고, 종양내과 의사는 항암치료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진료과별 특성을 반영해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게 다학제 진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철 학회 홍보위원회 간사(순천향대천안병원)는 "물론 치료법이 뚜렷하게 확인된 환자에게 다학제 진료를 할 필요는 없다"며 "다학제 진료는 어려운 시술이 요구되거나, 중증 이상의 암 환자에게 근거 중심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다학제 진료의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다학제 진료에 대한 별도 수가(3차 병원 기준 5만 원)를 너무 적게 주고 있는 점이라고 학회는 주장했다. 또 본인의 진료 성과를 높이기 위해 일부 의료진의 경우 다학제 진료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다학제 진료가 퍼지지 않는 이유는 전문의들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를 하면 병원이 그 시간만큼 손해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며 "의사들의 참여 의지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수가 개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종양내과학회는 오는 24일 여의도 세상의 모든 아침에서 암 환자와 가족 등을 대상으로 '항암치료 바로 알기' 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 항암치료의 날 선포식 ▲ 항암치료 경험 발표 ▲ 항암치료 바로 알기 강의 ▲ 토크 콘서트 등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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