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재전향' 롯데 김대우 "도전할 수 있어 행복"

입력 2017-11-23 11:33
'투수 재전향' 롯데 김대우 "도전할 수 있어 행복"

내년 1군 불펜 진입 위해 담금질…"내 몸은 20대처럼 싱싱"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롯데 자이언츠의 김대우(33)가 내년 시즌 1군 불펜 진입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김대우는 지난달 29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 중인 롯데의 마무리 훈련에 참가 중이다.

그가 서는 곳은 타석이 아닌 마운드 위다.

우투좌타인 김대우는 올해 6월 투수 재전향을 선언했다.

투수에서 타자로, 그리고 다시 투수로 되돌아온 것이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김대우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도전이었다.

결과적으로는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지만 김대우는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해 했다.

그는 "더 하고 싶어도 못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기회를 얻고 계속 도전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대우는 광주일고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타자로 변신하느라 투수로서는 약 5년의 공백기가 있었다.

그 탓인지 김대우는 올해 1군 무대 진입에 실패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만 17경기에 등판, 1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김대우는 "5년 전보다 타자들의 실력이 향상된 것 같다"며 "볼 배합이나 타자를 상대하는 부분이 아직 부족하다"고 인정했다.

구속 하나만큼은 경쟁력이 뚜렷한 김대우는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중간투수 보직을 노리고 있다.

더불어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구종도 익히고 있다.

그는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구질을 연마하고 투심 패스트볼도 연습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투심은 그가 한 번도 던져보지 않은 구종이다. 김대우는 "아직은 밸런스가 안 맞는데, 무브먼트(움직임)가 좋으니 컨트롤만 잘 잡히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대우에게 투수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길이라고 믿었지만 긴 공백기 탓인지 막상 부딪혀보니 난관 투성이다.

하지만 김대우는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그는 "나만의 무기를 터득하기 위해 동영상을 많이 보며 공부와 연습을 하고 있다. 한국, 일본, 미국 중간 투수는 다 챙겨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대우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코치님들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시고 관리해 주신다. 늦었지만 안 아프고 계속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 아직 내 몸은 20대처럼 싱싱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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