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근 주러 대사 "한국, 북핵 해결에 러시아 큰 역할 기대"

입력 2017-11-23 00:01
우윤근 주러 대사 "한국, 북핵 해결에 러시아 큰 역할 기대"

"北-美 대화 중재해주면 고마운 일…한-러 교역 300억 달러까지 증대에 최선"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한국은 러시아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 평화 정착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우윤근 신임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가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달 초순 부임한 우 대사는 이날 모스크바 주재 한국특파원단과 한 부임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한국과 한반도, 동북아 평화에 굉장히 중요한 나라"라면서 "특히 우리나라가 외교·안보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때인 지금 러시아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 대사는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반면 러시아는 다소 중립적인 위치에서 일할 수 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러시아가 북핵 해결과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 평화 정착을 위해 상당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과 상당히 긴밀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러시아가 북-미 대화 중재 역할을 해줄 수 있으면 고마운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 대사는 한-러 정상회담 정례 개최 및 고위급 교류 활성화를 통한 양국 신뢰 관계 강화, 양국 실질 경제협력 확대, 공공 외교 및 문화·인적 교류 확대 등을 재임 기간 추진할 중점 과제로 소개하며, 한-러 관계의 획기적인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특히 올해 약 17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러 교역 규모를 2020년까지 300억 달러로 키우고, 역시 올해 말 기준 50만 명 수준으로 예상되는 양국 방문객 수를 2020년까지 100만 명 수준으로 늘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 대사는 "내년 2월 한국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뒤이어 6월엔 러시아에서 월드컵이 열리는 만큼 상호 교류 확대를 위한 좋은 계기가 마련되고 있으며 이런 계기를 양국 인적 교류 활성화에 최대한 활용하겠다"면서 "현재 증가 추세인 러시아인들의 한국 의료관광 확대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고 뒤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찾는 교환 방문이 성사되길 바란다는 희망도 표시했다.

이밖에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권 경제공동체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한국 간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될 수 있다면서 협정이 반드시 체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우 대사는 지난 17일 러시아 외무부에 신임장 사본을 제출한 뒤 현지 정·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본격적 외교 활동을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 주한 러시아대사관 법률고문을 지내고 2006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에서 국제정치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우 대사는 국내 정치권에서 대표적 러시아 전문가로 꼽힌다.

대사 부임 전까지 국회 사무총장을 역임한 그는 17·18·19대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중진 정치인기도 하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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