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대학원생 권리장전 선포…"불가침적 권리 보호"
같은 날 '텀블러 폭탄' 대학원생 징역 2년 선고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대학원생이 '텀블러 폭탄'으로 지도교수를 다치게 해 내홍을 겪은 연세대가 이 사건의 1심 재판 결과가 나온 날 '대학원생 권리장전'을 마련했다.
연세대 일반대학원은 22일 서대문구 교내에서 '대학원 권리장전 및 명예선언문 선포식'을 열고 대학원생의 권리 보호와 증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권리장전 공표문에서 "대학원생 개개인 스스로가 연구 공동체임을 자각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연세대학교 미래의 학문과 지식을 이끌어 나갈 소중한 학문공동체의 구성원임을 인지시키고자 이 권리장전을 선포한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권리장전은 제1조에서 "대학원 구성원들이 반드시 가져야 하는 개인 존엄권, 자기 결정권, 학업 연구권 등 불가침적인 권리를 보호하고 증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제4조 제2항에선 "연세대학교는 대학원생 개인의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밝혀 대학원생을 보호할 의무가 학교 측에 있음을 명확히 했다.
또 "대학원생은 신체적, 언어적, 성적 폭력을 포함한 어떠한 종류의 폭력으로부터도 자유롭고 안전한 환경에서 학업하고, 연구하고, 근로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조항을 넣어 소위 '갑질' 금지를 명문화했다.
이어 "대학원생은 연구 아이디어 제시, 연구 과정 참여 등 자신이 상당 부분 기여한 연구 실적물에 공저자로 등록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을 제7조에 삽입해 대학원생의 지식 재산권을 보장했다.
아울러 "지도교수의 휴직, 파견 및 그 밖의 사유로 학생을 지도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학생이 지도교수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해 대학원생과 지도교수 간 관계가 일방적 상하 관계로 흐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연세대는 권리장전에 따라 대학원생 인권을 보장하고 인권교육을 상시로 수행할 인권센터와 교내 상담 시스템을 운영하기로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는 지난 6월 화약과 나사못을 채운 텀블러가 터지게 해 지도교수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폭발성 물건 파열치상)로 기소된 연세대 공대 대학원생 김모(25)씨에게 징역 2년이 선고됐다.
김씨는 논문지도 과정에서 지도교수로부터 질책을 받아 반감을 품은 끝에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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