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태양광·철강 수출 모두 트럼프 손에 달렸다
'자국 산업 우선주의' 트럼프, 세이프가드 시행 가능성 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인 세탁기와 태양광, 철강의 운명이 모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택에 달렸다.
세탁기와 태양광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시행 여부를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하며 철강 수입의 안보 영향 조사도 이미 보고서 작성을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 재가만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강조한 자국 산업 우선주의를 고려하면 우리나라에 유리하지 않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발표한 세탁기 세이프가드 권고안에 대한 결정을 내년 2월께 내릴 전망이다.
미국 관련 법규에 따르면 미 대통령이 세이프가드의 시행 여부와 강도를 결정한다.
세탁기 세이프가드 권고안의 경우 우리 업체에 피해가 가장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안은 저율관세할당(TRQ)을 120만대로 설정, 할당 내 물량은 새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할당을 초과하는 물량에만 50%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그러나 ITC 위원 4명 중 2명이 주장한 대로 할당 내 물량에도 20% 관세를 부과할 경우 더 큰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강성천 통상차관보는 "두 기업의 대미 수출에 큰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쿼터(할당) 내 관세 부과는 절대 채택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세이프가드 권고안도 마찬가지다.
ITC가 마련한 3개 권고안은 TRQ 물량이나 적용 관세 등에 차이가 있어 어떤 안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피해 범위가 크게 달라진다.
ITC는 지난 13일 태양광 세이프가드 조사를 마치고 권고안을 트럼프 대통령에 제출했다.
최종 결정은 내년 1월께 예상된다.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수입산 철강 조사는 발표가 잠정 보류된 상태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수입을 제한할 수 있게 한 조항으로 이 조사는 중국이 주요 표적으로 알려졌지만, 한국도 조사 대상국이다.
당초 지난 6월 말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유럽연합(EU) 등 상대국이 보복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고 수입산 철강에 의존하는 미국 자동차 산업 등의 반대가 영향을 미쳐 발표가 보류됐다.
그러나 미 철강업계가 조사 결과 발표와 이에 따른 수입규제 조치를 계속 촉구하고 있어 위기를 완전히 넘긴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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