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교육청 '갑질 교장' 경징계 논란…"재조사 해야"

입력 2017-11-22 15:09
강원도교육청 '갑질 교장' 경징계 논란…"재조사 해야"

"학교폭력사건 가볍게 보는 반증" vs "횡포 등 감정적인 부분은 처벌 어려워"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장애학생이 또래 학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학교폭력을 지연처리하고, 교사의 SNS 대화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을 가져와라"고 지시한 철원의 모 초등학교 교장에 대해 강원도교육청이 경징계 방침을 밝히자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는 22일 '반인권적이고 비민주적인 학교장의 횡포에 대한 결과가 고작 경징계인가'라는 성명을 통해 "철원 모 초등학교 교장에 대한 경징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반발했다.

이어 "인권 침해, 갈등 조장, 부당한 업무 지시, 상습적인 고성과 막말, 학교폭력 은폐 조작까지 자행한 갑질과 불공정의 백화점이어서 교장, 교감의 중징계를 요구했다"며 "학교폭력 사건을 감추기에 급급하고, 교사들이 학교장에게 굴복할 것을 상습적으로 강요한 교감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감사가 부실하다는 것을 반증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도 교육청은 해당 교장을 당장 학교 현장에서 배제하고 재조사를 해라"면서 "폭력적으로 학교를 운영한 관계자들에 대해 특단의 조처를 하라"고 촉구했다.

장애학생의 부모는 "감사 결과에 참담함과 분노를 누를 수 없다"며 감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장애학생의 부모는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한 비위에 경종을 울리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제 식구 감싸기 식의 감사를 해 어이가 없다"며 "도 교육청은 적폐를 청산하고, 청렴한 교육계 풍토를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라고 항의했다.

지난 3월 아들(9)과 함께 이 학교로 전근을 온 교사는 자식이 지난 7월 중순까지 동급생들에 의해 시달리는 사건이 계속되자 도 교육청에 감사를 요청했었다.

이 학생은 뇌 병변 5급의 장애학생이며 사회화 능력이나 자기 관리 능력에서는 4살 정도로 지체돼 주변의 배려와 관심이 필요한 특수교육지원 대상자였다.

이번 사건을 3개월 동안 감사한 도 교육청은 교장의 횡포 등 감정적인 부분은 처벌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 교육청은 "철원 모 초등학교 사건은 자잘한 것들이 모여서 선생님을 힘들게 했던 것이지만 크게 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어 경징계를 요구했다"라고 해명했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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