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이사장 "권력·자본 공격에 국민연금 독립지킬 것"
취임 첫 간담회…"국민 불신과 불안 씻기 위해 힘쓰겠다"
"내 예상연금액 월 78만원 불과…소득보장 기능 강화"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우리나라를 노후 빈곤국가에서 노후 소득보장국가로 만들고 제도운용이나 기금운용 측면에서 국민에 믿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2일 서울 시내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와중에 국민연금이 삼성물산[028260]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면서 빚어진 신뢰의 위기를 먼저 거론하며 국민의 불신과 불안을 씻기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외부의 압력과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워지도록 하겠다며 구체적으로는 권력뿐 아니라 자본과 시장의 공격으로부터 독립도 지켜내겠다고 그는 말했다.
또 국민연금이 최소한의 노후생활을 보장할 수 있게 연금다운 연금을 만드는 데도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김 이사장은 자신도 국민연금 가입자로서 노후를 국민연금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 현재 노후에 받게 될 자신의 예상연금액이 월 78만원 수준에 불과해 부족한 실정이라고 털어놓으면서 연금의 소득보장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험료를 제대로 내지 못하거나 내더라도 적게 내서 연금수령액이 적어 유명무실한, 현재 500만명에 이르는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에도 힘쓰겠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특히 기금운용과 관련해서는 독립성과 투명성, 전문성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금운용본부의 기금운용인력을 현재 300명에서 500명 수준으로 확대하고 금융시장의 절반가량에 머무는 급여 수준을 상위 25% 수준으로 끌어 올리며, 국제적 시각을 갖춘 기금운용 전문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겠다고 김 이사장은 말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 국민연금의 KB금융노조 노동이사 추천 찬성 논란이라든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방안, 공공투자, 4차 재정계산에 따른 보험료율 인상, 소득대체율 상향조정, 국가의 국민연금 지급보장 명문화 등 현안들에 대해서는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서인지 연구용역을 거쳐야 할뿐더러 "이해관계자들 간의 사회적 논의와 토론이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KB금융노조의 이른바 노동이사제 제안 찬성에 대해서는 이사장은 기금운용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전적으로 기금운용본부가 의결권 행사지침에 따라 독립적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이사제가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자신이 언급할 범위를 벗어난다고 전제하면서도 이 제도를 도입하면 사측 입장에서 노조 입김이 세진다고 불만이지만,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이 10% 미만에 그치고 노동관계법이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은 현실에서 그게 가능한지는 의문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국민연금의 공공임대주택과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등 공공투자에 대해서는 수익성, 안정성과 더불어 기금운용의 주요 3대 원칙의 하나가 공공성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공공투자는 논란거리가 안 되지만, 다만 어떤 방식으로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는 고민과 토론이 필요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 최근 일부 언론에서 국민연금이 현재 2% 수준인 코스닥 투자 비중을 2020년까지 10%로 올릴 계획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서는 모든 연금 투자는 원칙적으로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전략적으로 자산 배분을 하고 그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짜서 하는 것으로 그런 계획을 세운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혹시 최근 코스닥 이상 과열을 틈타 외부 작전 세력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며 선량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기금운용 당국은 물론 언론도 잘 검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투자는 기금운용위원회가 심의·의결한 자산배분계획, 벤치마크 등을 기준으로 시장여건과 포트폴리오의 사정을 고려해 이뤄질 뿐국민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 확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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