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뇌물 관행' 해외사업 발목 잡을 수 있어"

입력 2017-11-22 12:27
"中 '뇌물 관행' 해외사업 발목 잡을 수 있어"

홍콩관료 체포 계기로 "사업관행 개선해야" 목소리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아프리카 국가 고위층에게 뇌물을 전달한 혐의로 홍콩 관료가 체포된 사건을 계기로 '뇌물 수수'에 의존하는 중국의 사업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미국 법무부는 치핑 패트릭 호 전 홍콩 민정사무국장(장관급)과 셰이크 가디오 전 세네갈 외무장관을 해외부패방지법 위반과 돈세탁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프리카의 차드와 우간다 고위 관리들에게 한 중국 기업에 사업 기회를 보장하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뇌물 수수나 개인적 친분 등에 의존해 해외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하거나, 인허가를 획득하려는 중국의 오랜 사업 관행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으로 중국의 영향력을 공세적으로 확대하려고 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이러한 사업 관행은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킹&우드 맬러슨의 쉬핑 파트너는 "국가별로 법규가 다르므로, 기업이 해당 국가의 법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곤경에 처할 수 있다"며 특히 미국 기관과 간접적으로 연루된 범죄마저 처벌하는 미국의 법규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호 국장 등이 미 법무부에 의해 기소된 것은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불법적 금전 거래에 미국 은행 시스템을 이용한 혐의를 받기 때문이다.

변호사 카치 팅 웅은 "중국 기업들이 이러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법무부서를 설치하거나 법률고문을 기용해 높은 수준의 법규 준수 관행을 유지하고, 진출하려는 국가의 관련 법규를 미리 숙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뇌물 사건으로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상하이 기반 에너지 기업 중국CEFC에너지(中國華信)는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CEFC 측은 "차드에 대한 금융 투자 건은 대만 에너지 국영기업 CPC 사와 관련이 있지만, 우리가 차드 정부와 관련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중국 CEFC 에너지가 후원하며, 호 국장이 사무총장을 맡은 중국에너지펀드위원회(CEFC)도 "호 국장에게 해당 사업을 진행할 어떠한 권한도 준 적이 없으며, 어느 나라의 법규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법무부 발표나 법원이 접수한 소장에는 회사 이름은 명기되지 않았다.

그러나 AFP통신은 소장 내용을 토대로 CEFC 에너지의 연루 가능성을 보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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