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주 회사 문경관광개발 '경영권 다툼' 치열

입력 2017-11-22 11:26
시민주 회사 문경관광개발 '경영권 다툼' 치열

문경시 "새 경영인 뽑자" vs 현 대표 "문경시가 주도권"



(문경=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시민주 회사 경북 문경관광개발㈜이 경영권 다툼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문경시·박인원 전 시장 측이 경영권을 뺏기 위해 최근 대구지법 상주지원에서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받아내자 현영대 대표이사 측이 대법원에 특별항고를 제기했다.

현 대표 측은 이달 말까지 항고 이유서를 제출해 내달 13일로 잡힌 임시주주총회를 연기 또는 무산토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양 측 경영권 다툼은 시민주 회사란 취약점에서 출발한다.

문경관광개발은 박 전 시장이 공을 들여 출범시킨 주식회사이다. 2003년 폐광 이후 지역 개발과 정부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해 문경레저타운에 60억원을 투자했고, 최근에는 태양광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자본금 81억원인 문경관광개발은 전체 주식 81만3천90주 중 시민이 71만3천90주, 문경시가 10만주를 보유한 시민주 회사이다.

지난 3월 말 현 대표의 3년 임기가 끝나고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현 대표를 재선임하자는 이사와 경영전문인을 영입하자는 이사 간 내부 갈등이 빚어졌다. 이사 10명은 절반씩 편을 갈라섰다.

문경시·박 전 시장 측은 5만주 당 1명의 임원추천위원을 구성해 새 대표를 뽑는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현 대표 측은 "소액 주주가 많아 5만주 당 1명의 임원추천위원을 구성하면 사실상 문경시가 모든 결정을 할 수 있는 구도"라고 반발했다.

현 대표는 "임원추천위원회가 이사·감사를 모두 공모하면 상법상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다는 취지에도 맞지 않아 대주주 횡포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소액주주인 한 시민은 "좁은 지역에서 경영권 다툼으로 문경관광개발 파행이 8개월간 지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리싸움보다 화합구도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일한 대주주 격인 문경시가 이사회를 장악하면, 장기적으로 퇴직 공무원이 대표이사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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