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당노동행위' 관련 MBC 상암동 본사 압수수색(종합2보)
11시간 압수수색 진행…김장겸 전 사장 자택 등도 대상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MBC 전·현직 고위 임원들의 부당노동행위 혐의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나섰다.
서울서부지검 형사 5부(김영기 부장검사)는 2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10분께까지 약 11시간에 걸쳐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수사관 20명가량을 투입해 사장실과 임원실, 경영국 등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김장겸 전 사장과 백종문 전 부사장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본사 사무실 등 주요 대상에 대한 압수수색을 1차적으로 마친 후에도 본사 서버 등은 계속해서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전보 조치의 근거가 되는 조직개편과 인사자료를 살펴보지 않고는 사건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대상이 언론사인 점을 고려해 필요 최소한의 범위로 국한해 진행했다"고 압수수색 배경을 설명했다.
수사기관이 언론사를 압수수색하는 것은 드문 경우다. 다만 검찰은 이 사건이 취재나 기사 작성 등 언론사 특유의 기능과는 별도로 하나의 '회사 조직' 내에서 벌어진 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자료와 그간의 참고인 조사 내용 등을 토대로 조직개편이나 인사가 이뤄진 정황을 명확히 밝히는 동시에 그 과정의 불법성을 들여다 볼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9월부터 MBC 김장겸 전 사장과 김재철 전 사장 등 경영진의 부당노동행위 혐의 사건을 고용노동부로부터 넘겨받아 조사해왔다. 김장겸 전 사장은 MBC 주주총회에서 해임안이 가결된 상태다.
검찰은 지난달까지 MBC 직원 70여 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하고 이들의 인사 내용을 파악할 위치에 있던 간부들도 불러 조사했다.
대부분 기자, PD, 아나운서 등인 참고인들은 검찰 조사에서 기존 직무와 전혀 다른 일을 하는 신사업개발센터 등으로 부당하게 전보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전·현직 사장 3명과 백종문 전 부사장, 최기화 기획본부장, 박용국 미술부장 등 6명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조사한 뒤 9월 28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고용부 서부지청은 조사 결과 노조원 부당 전보를 통한 인사상 불이익 처분, 노조 탈퇴 종용, 육아휴직 조합원 로비 출입 저지 등을 통한 노조 지배 개입 등 부당노동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기간제 근로자 최저임금 미만 시급 지급, 임산부 야간·휴일근로, 근로기준법상 한도를 초과한 연장근로 등 개별 노동관계법 위반 사례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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