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새 권력자로 떠오른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

입력 2017-11-22 02:41
수정 2017-11-22 09:19
짐바브웨 새 권력자로 떠오른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

쿠데타 주도 군부와도 친밀한 관계…내년 대선 출마 전망

과격하고 빈틈없는 태도로 '악어' 별명도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짐바브웨를 37년간 통치하다 21일(현지시간) 전격 사임한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으로부터 해임당한 뒤 국외 도피 중인 에머슨 음난가그와(75) 전 부통령이 새로운 권력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짐바브웨에서 쿠데타를 이끈 군부는 물론 집권당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ZANU-PF)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음난가그와는 지난 6일 무가베로부터 갑작스럽게 해임되기 전까지만 해도 무가베에 이어 '2인자'로 군림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2014년 12월 부통령을 맡기 전에는 보안·재무·국방·법무장관을 비롯한 정부 요직을 거쳤으며 집권당 소속으로 하원 의장을 맡기도 했다.

음난가그와는 1942년 9월 짐바브웨 중남부 광산도시 즈비샤바네에서 태어났다.

그는 75세라는 고령에서 보듯 1970년대 로디지아 백인통치로부터 조국을 해방으로 이끈 무가베와 혁명 동지로도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그는 무자비하고 과격하면서도 빈틈없는 성격과 태도로 짐바브웨 국민 사이에서 무가베에 이어 두 번째로 두려워하는 인물로 꼽혀왔다. 별칭도 악어이다. 1980년대 무가베에 반대하는 은데벨레 부족 학살에 간여하는 등 악명을 떨쳐왔다.

또 야당으로부터 2008년 선거에서 무가베에 유리하게 선거를 조작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음난가그와는 권력의 핵심 세력인 군부와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음난가그와는 지난 15일 짐바브웨에서 군부 쿠데타를 이끈 권력투쟁의 주요 인물이자 쿠데타를 주도한 콘스탄티노 치웬가 군사령관과도 아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그는 군부와 집권당의 지지 아래 2018년 대선에서 승리할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히고 있다.

음난가그와는 무가베 대통령 사임 후 당분간 권력 공백기 때 임시 지도자로서 권한을 행사하다가 2018년 대선에 공식 출마할 것으로 관측된다. 집권당인 ZANU-PF은 무가베의 당대표직을 박탈하고 나서 음난가그와를 새 대표로 이미 추대한 상태다.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조만간 짐바브웨로 돌아와 무가베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을 것으로 보인다.

ZANU-PF 관계자는 이날 "음난가그와가 48시간 이내 귀국해 권력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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