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리라, 역대 최저 추락…"대통령 금리인하 압박에 더 약세"
'이란 제재 위반혐의' 美재판도 영향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지난달부터 약세를 보인 터키리라가 역대 최저선까지 추락했다.
21일 오전(현지시간) 한때 이스탄불 외환시장에서 터키리라는 1달러당 3.97리라에 거래됐다.
연초 기록한 리라달러 환율 최고기록 3.94리라를 깼다.
터키리라 환율은 외교·안보 현안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올해 2월부터 줄곧 안정세를 보인 리라화는 9월에만 해도 1달러당 3.4∼3.5리라에 거래됐다.
지난달부터 시리아 군사작전, 미국의 비(非)이민 비자 중단, 유럽연합·독일의 터키 지원 삭감 등의 악재로 리라 약세가 계속됐다.
이달 17일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중앙은행이 높은 금리를 유지하며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비난, 리라화 추락을 부채질했다.
또 미국에서 진행 중인 이란 제재법 위반 재판이 20일 연기된 것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이 재판에는 이란의 에너지 대금을 금으로 지불하는 거래에 가담한 이란계 터키 금거래상과 터키 국영은행 전·현직 임원이 기소됐다.
파인브리지 인베스트먼트 유럽의 외환 담당 매니저 안데르스 파에르게만은 블룸버그통신에 "터키리라화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를 원하는 이들은 터키 중앙은행이 대통령을 거스르고 금리를 올리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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