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밖에서 온 첫 성간천체는 시가 모양의 소행성
길이가 폭의 10배 이상, 하와이어로 "과거에서 온 정찰자" 명명
하와이대 연구팀 논문 발표, 항성계 형성 과정 규명 실마리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지난달 하와이대학의 Pan-STARRS 1 망원경에 처음 관측된 태양계 밖에서 온 "성간 천체"는 태양계에서는 드문 "시가 모양"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애초 추정과는 달리 혜성 특유의 가스 등 분출물이 없는 것으로 보아 소행성인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하와이대학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논문을 20일 자 영국 과학지 네이처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교도(共同)통신과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국제천문학협회는 하와이대학이 처음 관측한 이 물체를 첫 항성 간 소행성으로 분류, "A/2017 U1"로 이름 붙였으나 이후 하와이어로 "먼 과거에서 찾아온 정찰자"라는 의미의 "오우무아무아"로 정식 명명했다.
연구팀은 복수의 망원경 초점을 이 물체에 맞추고 시속 13만8천㎞의 초고속으로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3일 밤에 걸쳐 관측을 계속했다. 하와이대학 천문학연구소의 칼렌 미티에 따르면 이 물체는 고속으로 회전한다. 크기는 최소한 축구경기장만 하며 밝기가 크게 변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표면은 암반으로 덮여 있으며 가늘고 긴 여송연 모양이다. 수백만 년 동안 우주 방사선에 노출되는 바람에 어두운 적색을 띠고 있다고 한다. 성분은 금속으로 돼 있을 가능성이 크며 7.3시간 마다 자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길이가 폭의 10배나 되는 모양의 천체가 관측되기는 처음이다. 밝기가 크게 변하는 것도 이 복잡한 모양 때문으로 추정됐다. 성간 천체가 가늘고 긴 시가 모양을 하게 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의 한 연구자는 "이런 성간 천체의 존재는 이론상 수십 년 전부터 지적됐지만 그 존재가 직접 증명되기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와타나베 쥰이치(渡部潤一)일본 국립천문대 부대장은 "관측기술 발달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물체를 볼 수 있게 됐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태양계 밖에서 오는 작은 천체가 속속 발견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혜성과 소행성이 방출되는 사실은 기존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 태양계 밖의 항성계에도 같은 현상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번 성간 소행성은 그런 항성계 형성의 비밀을 푸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계 내에는 태양계 밖으로부터의 "사자(使者)"가 연간 1-10개 정도 존재할 가능성이 크지만, 초고속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그동안 관측되지 않았다.
이번에 관측된 오우무아무아는 거문고자리의 1등성인 직녀성 방향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태양계에 도달, 수억 년 동안 은하를 관통하면서 진행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성간 천체가 혹시 지구에 충돌하면 그 위력은 태양계 내 소행성 충돌을 훨씬 능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NASA 등은 지상과 우주의 망원경을 이용해 오우무아무아 추적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는 지구에서 약 2억㎞ 거리(화성과 목성 간 거리에 해당)에 있으며 화성 궤도를 통과해 내년 5월에는 목성을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1월에는 토성 궤도를 넘어 태양계에서 벗어나 페가수스좌 방향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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