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사학스캔들 재점화하나…모리토모학원 국유지 헐값매입확인

입력 2017-11-21 10:21
아베 사학스캔들 재점화하나…모리토모학원 국유지 헐값매입확인

日 회계검사원 "해당 부지 매각 산정가에 충분한 근거 없다" 결론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감사원 격인 회계검사원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연루 의혹을 받는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학원이 매입한 국유지와 관련해 "헐값 매각이 맞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토모학원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은 아베 총리가 연관된 2개의 사학스캔들 중 하나다.

한동안 잠잠했던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이 이번 회계검사원의 결론으로 다시 불붙을지 주목된다.

21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회계감사원은 모리토모학원이 국유지 매입 때 애초 가격보다 8억엔(약 78억원)이나 싸게 구입한 것과 관련해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내용이 담긴 검사결과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회계검사원은 해당 부지 매각가의 산정 과정에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는 한편 재무성과 국토교통성에 비용 산출이나 학원측과의 협의 관련한 문서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데 대해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모리토모 학원은 작년 지방정부와 수의계약을 맺고 오사카부(大阪府) 초등학교 부지로 국유지를 1억3천400만엔(약 13억1천만원)이라는 싼값에 구입했는 이는 토지 감정가격의 14% 수준이었으며, 관계 당국이 부지 내에 있던 쓰레기 철거를 해당 학원 측에 맡기면서 8억엔을 철거비용으로 계산해 그 만큼 할인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와 관련해 쓰레기 철거비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으며, 이 과정에서 아베 총리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아키에 여사는 해당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을 한때 맡았었다. 여기에 모리토모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전 이사장이 아키에 여사로부터 아베 총리 명의로 100만엔(약 978만원)의 기부금을 받았다며 친분을 과시하면서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졌었다.

헐값 매입 과정에서는 관련 공무원들의 '손타쿠(忖度·구체적으로 지시를 내리지 않았지만 스스로 알아서 그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것)'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모리토모 학원 관련 의혹은 올해 초 한창 뜨거웠지만, 아베 총리가 친구가 이사장인 사학재단이 수의학부를 신설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또다른 사학 스캔들 '가케(加計)학원스캔들'이 불거지면서 잠잠해졌다.

하지만 회계검사원이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매각이 잘못됐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면 관련 논란이 다시 거세질 수 있다. 입헌민주당 등 야권은 최근 개회된 임시국회에서 아베 총리의 사학 스캔들을 집중 추궁할 자세를 보이고 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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