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특사 방북 보따리 관심…북핵해결 징검다리될까
트럼프 대북메시지 전달한듯…中 중재력에 탄력붙을 듯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나흘간 방북일정을 마치고 20일 귀국한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어떤 보따리를 들고 왔는 지에 관심이 쏠린다.
쑹 부장이 시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선물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고, '친서'도 전달했을 것으로 예상되나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북한 관영언론의 보도를 볼 때 쑹 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면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당초 목적인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결과를 설명하고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논의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쑹 부장 방북 기간에 "양당 및 양국 간 공동 관심사를 논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 그리고 북중 정부 간에 논의가 있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북중 양당 간의 관심사라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집권 이후 소원해진 북중 관계 복원에 대해 서로 의견 교환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북중 정부 간에는 국제사회의 핫 이슈인 미사일과 핵문제를 논의했다고 볼 수 있다.
신화통신도 이날 쑹 부장이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결과를 통보했다면서 "양측은 북중 양당 및 양국 관계, 한반도 문제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쑹 부장은 방북 기간에 최룡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을 채널로 북중 관계 복원,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쑹 부장의 방북에 대해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영접과 마중했는 가하면 북한 내에서도 최고위급들이 카운터파트로 나섰을 정도로 북한이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그 것은 어디까지나 의전 차원의 조치였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미사일·핵문제는 김정은 위원장 만이 '결정'할 문제라는 점에서, 그와 관련해 북중 간에 심도 있는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로 미뤄볼 때 쑹 부장은 최근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하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을 것으로 보이나, 북한이 뚜렷한 답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쑹 부장이 근래 트럼프 미 행정부가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 붕괴, 흡수통일,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으며 미국의 북한 침공도 없다는 이른바 '4노(NO)' 대북 기조를 전달하고 미중 정상의 북핵 문제 해결 의지를 전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이 호응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쑹 부장 방북 첫 날인 17일 한대성 북한 주제네바대표부 대사가 한국과 미국이 합동 군사 훈련을 계속한다면 미국과 협상할 가능성은 없으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미국 핵 위협을 억제하려는 수단이라고 주장한 데서도 북한의 의지는 읽힌다.
일단 중국은 쑹 부장의 방북을 통한 북중 논의 결과를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미국·일본·러시아 등에 그 결과를 설명하면서 다시 협의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쑹 부장의 방북 전과 후의 북한 입장에 변화가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이미 17일 노동신문을 통해 "우리 공화국의 최고이익과 인민의 안전과 관련되는 문제는 절대로 흥정탁(협상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없다"며 북핵 논의 불용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여기에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의미하는 '쌍중단'(雙中斷·freeze for freeze agreement)에 대해 수용 불가를 재확인한 터여서 상황은 그다지 호락호락 하지 않다.
그럼에도 베이징 외교가에선 쑹 부장의 방북을 계기로 북중 관계가 개선된 만큼, 이를 바탕으로 중국이 이전보다 적극적인 북핵 해결 노력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 소식통은 "쑹 부장이 김정은 위원장과 면담 여부를 떠나 시진핑 집권 2기 들어 특사로 북한을 갔고 그것도 트럼프 대통령 방중 직후에 갔다는 것만 해도 중국이 북핵 문제의 중재자임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앞으로 북핵 해법을 놓고 중국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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