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자산관리상품 규제 강화에 출렁…그림자 금융 타격받나

입력 2017-11-20 17:15
中증시, 자산관리상품 규제 강화에 출렁…그림자 금융 타격받나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20일 중국 증시가 당국의 자산관리상품(WMP) 규제 여파로 장 내내 출렁였다.

상하이(上海)종합지수는 오전 1.5% 떨어지며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선전(深천<土+川>)종합지수도 장중 0.7% 내린 1,913.027까지 후퇴했다.



중국 당국이 금융기관의 최대 투자상품 중 하나인 WMP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증시까지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과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 등 금융 규제 당국은 지난 17일 경제 뇌관으로 꼽힌 WMP에 대한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했다.

WMP는 은행과 보험회사, 사모펀드 등이 개인 투자자에게 고금리를 약속하고 자금을 모은 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나 제조업체 등에 만기 1∼2년 이상의 장기로 투자하는 상품을 일컫는다.

신용도가 낮아 은행에서 정식 대출이 어려운 기업들이 이를 유사 대출 내지는 자금 차입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은행 대차대조표에 기재되지 않는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의 주범으로 꼽힌다.

하지만 투기성이 강한 WMP 시장이 빠른 속도로 팽창하면서 금융기관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당국이 새롭게 규제의 칼을 빼 들었다.

규제안에 따르면 금융기관들은 내년 6월부터 WMP를 발행할 때 일괄적으로 운용 수수료의 10%를 담보 격인 예비비로 예치해야 한다.

또한, 당국은 공모펀드와 사모펀드의 차입 상한선을 각각 140%와 200%로 제한했다.

아울러 금융기관들은 다른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신용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없으며, 투자자들에게 확정수익률을 보장한 WMP를 발행하는 것도 금지됐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상품에 따라 다르게 적용됐던 기준을 하나로 통일하면서 부실 대출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투기성 자본을 규제하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 덕분에 올해 상반기 중국 그림자금융의 성장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CNBC 방송이 보도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발표한 '중국 그림자금융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의 그림자금융 규모는 64조7천억 위안(1천702조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까지 집계된 64조4천억 위안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6개월간 규모가 거의 늘어나지 않았음을 뜻한다.

또 국내총생산(GDP)에서 그림자금융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82.6%로 감소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CNBC 방송은 그림자금융 규모는 줄어들어도 중국의 부채 규모는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즈호은행의 비시누 바라단 애널리스트는 "이런 자금들이 어두운 면모를 떨치고 은행 등 공식 채널로 몰려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