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타는 느낌' 위식도역류질환' 급증…서구적 식습관 탓

입력 2017-11-22 06:30
'목 타는 느낌' 위식도역류질환' 급증…서구적 식습관 탓

대한위암학회 등 관련 학회·연구회, 공동 학술대회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소화기계 계통 질환인 위식도역류질환 유병률이 연평균 15.3%씩 증가하는 가운데,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약물치료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약물로 완치할 수 없는 질환이어서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적 치료가 긍정적인 결과를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위장관외과 영역을 다루는 학회·연구회 10곳(대한위암학회·비만대사외과학회·복강경위장관연구회·외과위내시경연구회·위식도역류질환수술연구회 등)은 최근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제1회 대한위장관외과 연관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기획·운영을 맡은 허윤석 조직위원장(인하대병원)과 이문수 운영위원장(순천향대병원)은 22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위식도역류질환 발생 현황 등을 소개했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에 있는 음식물이 식도를 역류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쓴 물'이 올라오는 느낌을 받다가 더 심해지면 마치 목이 타들어 가는 듯한 통증을 겪게 된다. 심지어 침도 못 삼킬 정도의 고통을 유발해 숙면도 힘들다.

이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는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이 동원되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약물요법이 처방되고 있다.

학술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2007년 기준 위식도역류질환 증상을 호소하며 의료기관을 찾은 236만1천770명 환자 중 181만2천581명에게 약물치료가 시행됐지만, 수술 건수는 고작 100건에 불과했다.

이문수 운영위원장은 "위와 식도 부위에 복강경 장비 등을 이용해 음식물이 역류하지 않도록 조치를 하는 수술요법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며 "약물요법으로 한계가 있는 환자에게는 수술요법이 도움될 수 있다"고 전했다.

허윤석 조직위원장은 "물론 약물요법으로만 해결할 수가 없는 환자가 있는 반면에 수술요법이 꼭 필요치 않은 환자도 있다"며 "다만 2007년 통계에서 볼 수 있듯이 국내에서는 너무 약물요법에 의존하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미국, 유럽 등 외국에서는 환자 상태에 따른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이 비슷한 비율로 시행되고 있다. 특히 환자의 시술 부위 절개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복강경 장비가 개발된 이후 수술요법은 점차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허 위원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학회·연구회가 환자 사례를 공동으로 수집하고, 이에 대한 최선의 치료법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첫걸음을 뗐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직위원회는 위식도역류질환 환자가 계속 증가하는 원인에 대해 서구적 식습관을 꼽았다. 기름진 음식·탄산음료·카페인 음료·야식 등을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위, 식도 등 소화기관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급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위원장은 "현대인의 서구적 식습관은 이미 굳어졌기 때문에 바꾸긴 힘들다"며 "본인 스스로가 강한 의지를 갖지 않으면 야식을 피하고 기름진 음식을 줄이는 등 식습관 개선이 어렵겠지만, 이것만이 위식도역류질환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k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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