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왜곡한 제천 6개학교 개교 시기 바로잡아야"
리진호 지적박물관장 "일제 인가 이전부터 운영…역사 훨씬 오래돼"
(제천=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일제의 왜곡으로 역사가 단축된 충북 6개 학교의 개교 시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리진호 지적(地籍)박물관장은 20일 제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천 5개 초등학교와 1개 고등학교의 학교 설립 시기를 일제가 학교 인가를 내준 연도로 정한 것은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리 박물관장은 "봉양초는 이용태 선생이 일제 강점 이후 민족의 장래를 걱정해 1911년 자택에서 모범서당을 열어 아동을 가르친 것이 시초"라며 "일제가 1928년 인가했다고 그해를 개교 연도로 정한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봉양초는 '봉양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한 1928년 4월 16일을 학교 설립 시기로 삼고 있다.
리 관장은 제천 한송·동명·청풍·화당초와 제천제일고도 비슷한 경우라고 주장했다.
이들 학교는 일제 인가 시점이 아닌 최초 설립 시점을 개교 시기로 삼게 되면 학교 역사가 짧게는 2년에서 29년 길어진다는 것이 리 관장의 설명이다.
이미 리 관장의 주장을 수용, 설립 시기를 변경한 교육기관도 있다.
리 관장은 "제천유치원은 기존 1931년으로 돼 있던 설립 연도를 제천유치원 70년사를 펴내면서 1924년으로 바로잡았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 설립 시기를 바로잡는 것은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며 의지만 있으면 된다"며 "제천시 6개 학교의 역사를 바로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연혁은 공문서에 의해 내려온 자료를 기준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며 "리 관장 주장을 이해는 가지만 설립 시기를 바꾸는 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리 관장은 사재를 털어 국내 유일의 지적 전문 박물관인 제천 지적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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