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거부' 짐바브웨 무가베 일가 막대한 재산 몰수되나

입력 2017-11-20 11:30
수정 2017-11-20 11:56
'사퇴 거부' 짐바브웨 무가베 일가 막대한 재산 몰수되나

무가베는 짐바브웨 최대 지주, 백인들로부터 땅 빼앗아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짐바브웨군 지도부와 집권당(Zanu) 간부들이 퇴진을 거부하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 일가를 처벌하고 재산을 몰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무가베는 지난 1980년 독립 이후 백인 지주들로부터 몰수한 토지 등 짐바브웨 최대 지주이며 짐바브웨가 아프리카 최빈국 가운데 하나로 추락한 40여 년간의 집권 기간 엄청난 재산을 긁어모았다.

그러나 독립 이후 백인 지주들로부터 몰수한 모든 농장은 지난 2005년 국유재산으로 선포된 만큼 후속 정부가 무가베로부터 몰수 토지를 환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후계를 노리다 이번 무가베의 실각을 초래한 부인 그레이스는 짐바브웨 은행들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 목적으로 국내 토지를 대거 매입했다.

무가베 일가는 기업체인 구슝고 유업(乳業)을 비롯해 보육원과 2개 사립학교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집권당의 상당수 간부는 자녀들을 이 사립학교에 보내 무가베와 연줄을 구축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

무가베는 또 다수의 호화저택을 갖고 있으며 여기에는 중국이 선물한 25개 침실과 호수, 놀이공원 등이 딸린 저택도 포함돼 있다. 부인 그레이스는 여기에 수도 하라레를 비롯하여 인접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등지에 수백만 달러 상당의 호화저택을 소유하고 있다.





그레이스는 구슝고 유업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인접 아널드 농장을 탈취하고 경찰을 보내 320가구 농장 주민들을 추방하기도 했다. 또 인접 댐에서 낚시도 금지했다.

그레이스는 아시아 홍콩에도 아파트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두바이에 유학 중인 아들을 위해 현지 고급주택을 세내기도 했다.

위기그룹의 파이어스 피구는 "짐바브웨 내 (무가베 일가) 모든 재산이 법적 조치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그레이스가 형사처벌에 직면하게 되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명품들에 대한 사치 행각으로 유명한 그레이스는 지난 2003년에는 파리 쇼핑 여행에서 12만 달러(약 1억3천만 원)를 썼으며 자신의 결혼기념선물로 주문한 135만 달러(약 15억 원) 상당 100캐럿 다이아몬드가 전달되지 않았다며 다이아몬드 판매상을 고소하기도 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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