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이름 붙은 항암물질 나왔다…토종 미생물서 발굴

입력 2017-11-20 09:06
울릉도 이름 붙은 항암물질 나왔다…토종 미생물서 발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신규 생리활성물질…울릉도 토양 활용 가능성 시사"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항암물질연구단은 울릉도 토양에서 분리한 토종방선균으로부터 항암·항균 활성을 지닌 새로운 물질을 발굴했다고 20일 밝혔다.

토양·해양을 비롯한 여러 환경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인 방선균은 곰팡이 균사처럼 실 모양으로 생장하는 게 특징이다.

미생물이 생산하는 생리활성물질은 항암·항생제 등 의약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엔 특히 화학 생물학 기법을 적용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작용기작 분석이 활발해지며, 미생물에서 유래한 생리활성물질이 새로운 신약 개발에 유용한 화합물로 주목받는다.

연구단은 지금까지 이용한 바 없는 울릉도 토양 샘플로부터 약 200여종의 방선균을 분리했다.

분리된 방선균에 대한 배양조건 다양화, 전체 게놈 서열 분석,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법 등을 동반한 복합적인 탐색을 통해 2종의 스트렙토마이세스 속 방선균으로부터 신규 생리활성물질을 찾았다.

연구단은 이 생리활성물질을 각각 울릉가마이드 A·B(Ulleungamide A·B), 울릉마이신 A·B(Ulleunmycin A·B), 울릉고사이드(Ulleungoside)라고 이름 붙였다.



분리된 화합물에 대한 생리활성 검정 결과 울릉가마이드는 세포독성을 보이지 않으며 항생활성을 나타내 새로운 항생물질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울릉마이신은 암세포 이동·침윤(인접한 세포에 침입하는 것)을 낮춰 암전이 억제제의 가능성을 보였다.

항생제 내성 세균 증식 또한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울릉고사이드에서도 암세포 증식 억제 효과가 예상되는 등 다양한 생리활성이 관측됐다고 연구단은 설명했다.

특히 울릉가마이드는 이제까지 보고된 바 없는 화학 골격을 지니는 화합물로 밝혀졌다.

생명연 관계자는 "기존 연구에서 조사되지 않은 울릉도 토양에서 미생물을 분리해 신규 이차 대사산물을 찾아냈다"며 "중요 국내 자원으로서 울릉도 토양의 활용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전문연구단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유기화학·천연물화학 분야 권위지인 오가닉 레터스와 자연물 저널(Journal of Natural Products)에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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