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회 흔들' 제구력에서 드러난 한일 야구 격차
한국 투수들 4·5회 볼넷 남발…완벽한 제구의 다구치와 대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많은 야구 전문가가 한국과 일본 야구를 비교하며 "아직 투수 쪽은 일본이 낫다"고 말한다.
특히 '투수 제구력'은 대부분의 전문가가 일본 투수들의 손을 든다.
만 24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을 이뤄 치른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결승전에서도 투수, 특히 제구력의 차이에서 승패가 갈렸다.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결승전에서 한국 투수들은 고비 때마다 제구가 흔들렸다. 일본 선발 다구치 가즈토(22·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현란한 제구를 보며, 한국 투수들은 더 초라해졌다.
0-0으로 맞선 4회 말, 한국 선발 박세웅(22·롯데 자이언츠)은 선두타자 야마카와 호타카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우에바야시 세이지의 번트 타구를 포수 한승택(KIA 타이거즈)이 무리하게 2루로 송구하다 세이프 판정을 받아 무사 1, 2루에 몰렸고, 도노사키 슈타에게 볼 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 몰린 뒤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바뀐 투수 심재민(kt wiz)도 2사 1, 3루에서 가이 다쿠야와 겐다 소스케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해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김명신(두산 베어스)을 공략한 교다 요타의 타구가 3루수 정현(kt) 정면으로 향하지 않았다면, 대량 실점할 뻔했다.
사실 한국은 위기를 자초하고, 행운이 따라 실점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행운은 여기까지였다.
5회 무사 1, 3루에서 등판한 김윤동(KIA)은 우에바야시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에 몰렸다.
도노사키에게 볼 카운트 2볼넷 몰린 김윤동은 어쩔 수 없이 가운데로 공을 밀어 넣었고,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1사 1, 3루에서도 김윤동은 니시카와 료마에게 초구 볼을 던졌다. 그리고 2구째가 가운데로 몰려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이날 한국 투수들은 볼넷을 8개나 허용했다.
일본 선발 다구치는 7이닝 동안 몸에 맞는 공 1개만 내줬다. 볼넷은 허용하지 않았다. 일본 불펜진은 남은 2이닝을 무사사구로 막았다.
투수 뒤에는 8명의 야수가 있다. 잘 맞은 타구도 야수 정면으로 가거나, 호수비에 걸려 아웃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한국 투수들은 볼넷 남발로 그 기회를 놓쳤다.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억지로 스트라이크를 집어넣으려다 통타당하는 장면도 많았다.
최종 스코어 0-7, 인정할 수밖에 없는 완패였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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