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결산] ③ '칼바람' 여전·갑작스러운 비보까지…위기의 사령탑들

입력 2017-11-20 05:55
[프로축구 결산] ③ '칼바람' 여전·갑작스러운 비보까지…위기의 사령탑들

손현준·최윤겸·남기일 등 '중도 하차'…조진호 감독 심장마비로 별세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8개월의 대장정을 달려온 2017시즌 K리그에는 환희의 미소와 좌절의 한숨이 교차했다.

그 한가운데 '생존 경쟁'의 최전선에 선 사령탑의 '잔혹사'는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시즌 중도에 사령탑에서 하차한 감독은 올해도 여럿이었고, 순위 싸움을 이어가던 감독이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는 일도 있었다.

1부리그인 K리그 클래식에서는 시즌 초반부터 성적 부진으로 인한 감독의 사퇴 소식이 들려왔다.

5월 대구FC의 손현준 감독이 팀을 떠난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대구는 4연패에 빠져 강등권인 11위로 밀렸다.

대구는 외부 감독 선임 없이 안드레 루이스 알베스 산투스(브라질) 코치 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렀고, 이후 9승 11무 6패의 성적을 거두며 강등권을 벗어난 8위로 마감했다. 팀을 안정적으로 이끈 안드레 감독은 이달 16일 정식 감독으로 취임했다.





상·하위 스플릿 윤곽이 드러나고 최상위권과 최하위권의 격차가 뚜렷해지던 8월에도 '사령탑 수난시대'가 계속됐다.

강원FC를 이끌던 최윤겸 전 감독은 8월 14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팀이 5경기에서 1승 4패의 부진에 빠져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경쟁에서 밀리자 물러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강원은 4년 만에 클래식에 복귀해 상위 스플릿에 진입하는 성과를 남겼지만, 목표로 삼은 챔피언스리그 티켓과는 멀어졌고 상위 스플릿 끝인 6위로 밀려났다.

이후 박효진 코치 대행 체제를 이어가던 강원은 이달 3일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전임 지도자 출신인 송경섭 감독을 선임해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최 전 감독이 사퇴하던 날 광주FC의 남기일 감독도 지휘봉을 내려놨다.

최하위로 추락한 광주는 남 전 감독 사퇴 이틀 만에 클래식 잔류를 위한 '소방수'로 베테랑 김학범 감독을 영입했으나 끝내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결국 김 감독도 시즌 최종전을 하루 앞둔 17일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2부리그인 K리그 챌린지에서도 승격의 희망을 잃은 채 중·하위권으로 처진 팀들의 감독들이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8월 말 당시 챌린지 7위에 머문 수원FC 조덕제 감독이 사퇴했고, 최하위로 처진 대전시티즌의 이영익 감독도 비슷한 시기 물러났다.

수원은 지난달 김대의 감독을 선임했다.

대학 무대에서 지도력을 인정받고 프로에 데뷔해 주목을 받은 김병수 서울 이랜드FC 감독도 팀이 올 시즌 K리그 챌린지 8위에 그치자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17일 사임했다.



성적 부진에 따른 사령탑 교체 사례는 아니지만, 챌린지 상위권에서 한창 '승격 경쟁'을 이어가던 부산 아이파크의 조진호 감독이 시즌 막바지 갑자기 세상을 떠난 건 감독들이 느끼는 성적 압박감이 어느 정도인지 방증하는 사건이었다.

조 감독은 지난달 10일 오전 출근길 심장마비로 별세해 축구계 안팎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즈음 부산은 챌린지 우승과 클래식 '직행 승격'을 위해 경남 FC를 힘겹게 추격하는 처지였던 터라 조 감독의 비보가 성적에 대한 극도의 스트레스와 무관치 않다는 한탄이 지도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생전 마지막이 된 경기 이후에도 '승격' 목표를 강조하던 조 감독의 뜻을 받들어 부산은 승격을 향해 한 발씩 나아가고 있다.

18일 아산 무궁화를 꺾고 승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부산은 K리그 클래식 11위 상주 상무와 오는 22일(부산), 26일(상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부산은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에도 올라 이달 29일과 다음 달 3일 울산 현대와 홈 앤드 어웨이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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