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하는 손호철 교수 "협치 통해 촛불 혁명 완성해야"
내달 7일 서강대서 퇴임 강연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내 대표적 진보 성향 정치학자인 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이번 학기를 끝으로 교단을 떠난다.
연합뉴스의 전신인 동양통신 기자로 일하다 미국 유학을 다녀온 뒤 정치학자로 변신해 30년 가까이 학계에 몸담았던 그는 정년 퇴임을 앞두고 12월 7일 서강대에서 '마르크스주의, 한국예외주의, 시대의 유물론'을 주제로 강연한다.
그는 19일 통화에서 "마르크스주의는 현대사회를 이해하는 데 여전히 중요하고 유용하다"며 "정치학에 마르크스주의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보수 정당이 오래 집권했다"며 "이러한 정치지형을 극복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관한 고민도 말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손 교수는 지난해 촛불 집회를 보며 느꼈던 소회도 밝혔다. 그는 "지식인으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며 "현 정부에 많은 것을 기대하지만 걱정되는 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촛불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서 혁명을 완성할 것인가가 관건"이라며 "승자독식주의를 버리고 협치(協治)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학계에서 '비주류의 비주류'로 평가한 손 교수는 "지금은 시대가 인간을 규정하는데, 나는 선택받은 세대였다"며 "출생 시점이 30년 빨랐다면 일제강점기를 겪었을 테고, 30년 늦었다면 취업이나 결혼을 하지 못해 힘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퇴임 직전인 내년 2월 10일에는 '손호철의 사색' 출판 기념회를 연다. 이론, 한국 정치, 정치 평론, 교양 등 4개 주제의 책을 각각 한 권씩 출간한다. 사색은 '네 가지 색' 혹은 '깊이 생각하는 행위'를 모두 의미하는데, 18권으로 완간될 예정이다.
손 교수는 퇴임 이후 계획에 대해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면서도 "지성사에 대한 책을 쓰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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