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규제 논란] ③ 풀러스 "기회조차 주지 않고 '불법' 딱지"

입력 2017-11-19 10:01
[스타트업 규제 논란] ③ 풀러스 "기회조차 주지 않고 '불법' 딱지"

김태호 대표 "우버와는 달라…법적으로 문제없어"

"논란에 매여있다가 외국 기업에 잠식당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24시간 카풀을 두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스타트업 풀러스의 김태호 대표이사는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고 검증할 기회조차 주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영향에 대한 예상만 갖고 규제하기보다는 해보고 나서 발생하는 문제를 규제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작년 5월 카풀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 풀러스는 1년 만에 누적 이용 인원이 200만명을 넘었다. 기존에는 평일 출·퇴근 시간대(오전 5∼11시, 오후 5시∼다음 날 오전 2시)에만 카풀을 제공했지만, 지난 6일 출퇴근 시간 선택제를 도입하며 24시간 서비스에 나섰다.

출퇴근 시간 선택제로 운전자는 하루 24시간 중 출·퇴근 각각 4시간씩 하루 8시간을 골라 주 5일 카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서울시가 '법이 허용한 범위를 벗어난 불법 유상운송에 해당한다'며 경찰에 조사를 의뢰하면서 난관에 부닥쳤다.

김태호 대표는 "기존 스타트업 규제 이슈는 정부가 유권 해석을 하거나 가이드를 주는 상황에서 발생했다면 이번 사안은 법조문 상으로 문제가 없는 서비스를 서울시가 안 된다고 얘기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조항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81조에는 출퇴근에 한해서 카풀을 허용한다고 명시돼 있을 뿐 구체적인 출퇴근 시간대와 횟수 등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게 주된 근거다.

서울시는 2013년 우버가 일반차량을 이용한 호출 서비스를 시작했을 당시에도 불법 유상운송에 해당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우버는 결국 2년 만에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다.

김 대표는 "우버와는 엄연히 다른 사안이다. 우버는 승용차를 택시처럼 운영하는 '불법'을 했지만 우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서비스"라며 "4개월 넘게 법적인 문제를 면밀히 검토했고, 로펌 자문 결과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 조사로 법원에서 판단을 받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단시일 내 끝날 일이 아니므로 수익을 올려야 하는 스타트업으로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풀러스 논란은 스타트업이 직면한 규제의 벽을 보여준다.

카풀이나 차량공유(카셰어링)와 같은 사업은 현행법으로는 포용하기 어려운 서비스다. 원칙적으로 카셰어링은 각자 소유한 차량을 공유하는 형태여야 하지만 국내 1위 차량공유업체인 쏘카도 위법 소지를 피하고자 직접 차를 사들여서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의 운수사업법으로는 다양해지는 교통 서비스를 포용할 수 없다"며 "가칭 통합운수사업법 제정 등 공유 경제 모델을 제도 안으로 끌어들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논란으로 국내 기업이 제대로 크지도 못한 채 한순간에 시장이 열려 버리면 자본력을 가진 외국 회사에 국내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며 "이번 사안을 토대로 스타트업 규제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쏘카 출신 김지만 전 대표와 함께 풀러스를 공동 창업한 김 대표는 다음과 네이버 등에서 마케팅 업무 등을 담당했고, 홍보마케팅회사인 도모브로더 부대표를 역임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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