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천관위 의외 호투…결승전 '예방 주사' 될 수도

입력 2017-11-17 23:14
좌완 천관위 의외 호투…결승전 '예방 주사' 될 수도

결승전서 한일전 재성사되면 일본 선발 좌완 예상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대만이 한국과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전에 좌완 천관위(27·일본 지바롯데 마린스)를 선발로 내세우리라는 점은 일찌감치 예상됐다.

APBC는 24세·프로 3년 차 이하 선수가 출전하는 대회지만, 대만은 예선에서 한국을 꺾고 결선에 진출하기 위해 와일드카드로 천관위를 발탁했다.

왼손 투수인 천관위의 이번 시즌 일본프로야구 성적은 27경기 3승 4패 4홀드 63이닝 32볼넷 59탈삼진 평균자책점 3.29다.

선동열(54)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경기에 앞서 "각이 좋고 빠른 공을 던지는 좋은 투수지만, (일본 국가대표 투수들과 비교하면) 한 수 아래로 봐야 한다. 일본 내 성적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대만을 상대했다.

선 감독의 평가대로 천관위의 공 자체는 특별히 위력적이지 않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0㎞에 미치지 못했다.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제구와 완급 조절, 하이패스트볼은 돋보였지만 한국 타자들이 공략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전날 일본전에 이어 이날 대만전도 패하면 결승행이 좌절된다는 부담감이 컸던 탓일까.

강속구와 정교한 제구력을 갖춘 일본 투수들을 상대로 화끈한 타격을 선보인 한국 타자들이 천관위를 상대로는 좀처럼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천관위를 무너뜨린 것은 '막내' 이정후(19·넥센 히어로즈)였다.

이정후는 벼락같은 1타점 적시 3루타로 천관위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고, 대표팀은 1-0의 승리를 거뒀다.



천관위는 5⅔이닝 3피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패전의 멍에를 썼다.

경기를 마친 천관위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이정후를 상대로) 6회 실투가 아쉽다"며 "몸쪽 변화구를 던지려고 했지만, 생각대로 들어가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천관위는 한국 타자들한테 좋은 '예방 주사'가 될 전망이다.

대만은 18일 일본과 예선전을 치른다.

예상대로 한국이 19일 결승에서 일본을 상대하게 되면 상대 선발투수는 이마나가 쇼타(24·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또는 다구치 가즈토(22·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될 가능성이 크다.

둘 다 천관위처럼 왼손 투수다.

두 경기를 치러 어느덧 익숙해진 도쿄돔에서 좌투수 공략 감각까지 잘 살리면 2015년 프리미어12 때 같은 '도쿄 대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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