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탑건 성화봉송 순간 블랙이글스 힘차게 비상(종합)
사천서 화려한 에어쇼…진주서는 파발마 타고 성화봉송
(사천=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17일 항공도시 경남 사천에 도착한 평창동계올림픽 성화가 화려한 에어쇼와 지역 전통문화인 마도갈방아소리 속을 달리며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공군 대표 봉송 주자인 김학선(37) 소령이 이날 사천 삼천포대교공원에서 성화를 봉송하는 순간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환상적인 에어쇼가 펼쳐졌다.
김 소령은 2016년 공군 탑건으로 뽑힌 F15K 조종사다.
블랙이글스는 김 소령 머리 위에서 항공기 8대가 나란히 비행하는 '플라이 바이(Fly By)' 기동을 선보였다.
이어 화살 모양으로 나란히 비행하다 하늘로 솟구치는 가동비행이 이어지자 참석자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공군 에어쇼는 올림픽 조직위가 우리 공군 조종사의 요람인 제3훈련비행단과 국가 동력산업으로 2014년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뒤 항공산업 발전에 주력하는 사천지역을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
블랙이글스가 운용하는 항공기는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만든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T-50)를 특수비행이 가능하도록 개량한 것이다.
앞서 봉송 주자인 양세명(53)씨는 마도갈방아소리 시연 속 '전어잡이 모형 배'를 타고 200m 구간을 이동했다.
양 씨는 "전어잡이를 준비하는 어민처럼 평창 올림픽도 잘 준비해서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도갈방아소리보존회 회원 20여 명은 북과 장고 등을 치며 작은 섬인 마도에서 전어잡이를 위해 부르던 '어로 노동요'를 시연했다.
마도갈방아소리는 2004년 3월 경남도 무형문화재 제28호로 지정돼 마도 주민들의 민속놀이로 전승되고 있다.
사천지역에서는 모두 51명의 주자가 동 지역 5.5㎞, 읍 지역 4.3㎞ 등 총 9.8㎞ 구간을 달리며 평창동계올림픽이 코 앞에 다가왔음을 알렸다.
사천 곳곳을 달린 평창 성화는 천년 고도 진주로 이동한 뒤에도 다양한 문화행사 속에서 뜨겁게 타올랐다.
진주성 안 김시민 장군상 앞에서는 봉송 주자 김교호(44) 씨가 파발마를 타고 성화를 임진계사순위단까지 봉송했다.
파발마는 조선 시대 파발이 꾼이 소식을 빨리 전달하려고 타고 달리는 말이다.
성화가 달리는 진주성 내 길 양쪽에는 유등 2백여 개가 나란히 서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축하하고 성화 도착을 환영했다.
유등은 남강 물 위에 띄워지는 등불로 임진왜란 진주성 전투 때 군사 신호나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으로 사용했다.
앞서 사천서 진주에 도착한 성화는 모두 9.7㎞ 구간을 46명의 성화봉송 주자들이 달렸다.
성화는 진주성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18일 차량편으로 전남 광양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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