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쿨러닝' 나이지리아 여자 봅슬레이, 평창 출전권 획득

입력 2017-11-17 19:32
'어게인 쿨러닝' 나이지리아 여자 봅슬레이, 평창 출전권 획득

아프리카 남녀 통틀어 봅슬레이 최초 올림픽 출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영화 '쿨러닝'은 열대 지방인 자메이카 육상 선수들이 겨울 스포츠인 봅슬레이에 도전하는 줄거리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실제 출전한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 4명이 그 주인공이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선수들은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뤘지만, 아프리카 봅슬레이 선수 중에는 여지껏 올림픽 무대를 밟아본 사람이 없었다.

내년 2월 열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드디어 아프리카 출신 봅슬레이 선수가 트랙을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나이지리아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이 아프리카 봅슬레이 역대 최초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기 때문이다.

17일(한국시간)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의 '파일럿' 세운 아디군, '브레이크맨' 은고지 오누메레·아쿠오마 오메오가는 전날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북아메리카컵 대회에 출전함으로써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아디군은 오누메레와 짝을 이뤄 1위인 미국 팀에 5초48이나 뒤진 2분00초34의 기록으로 13위에 그쳤지만, 평창행 티켓을 얻는 데는 성공했다.

여자 봅슬레이에서는 5번의 국제대회를 완주하면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진다.

아디군은 단거리 육상 선수로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에도 출전했지만 이후 다시 한 번 올림픽 무대를 밟고 싶어 봅슬레이로 종목을 전향했다.

나이지리아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의 후원사인 비자에 따르면 이들은 얼음 위에서 훈련할 여건도 안 돼 눈도 내리지 않는 텍사스주 휴스턴의 땅 위에서 나무 썰매를 타고 연습을 거듭했다.

이들은 평창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훈련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이 페이지를 발견한 비자는 이들의 동계올림픽 출전을 위한 여정을 돕겠다고 발 벗고 나섰다.

아디군은 "나이지리아 스포츠 역사에서 큰 이정표"라면서 "아프리카를 대표해 동계올림픽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감격해했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