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대책위 "문예위 신임위원 8명 위촉 실망스럽다"

입력 2017-11-17 16:28
수정 2017-11-17 18:57
문화예술대책위 "문예위 신임위원 8명 위촉 실망스럽다"

"60대 중심으로 여성 한명도 없이 적폐청산 대상 포함"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문화예술인 8천여 명이 참여한 '적폐청산과 문화민주주의를 위한 문화예술대책위원회'는 17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위촉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신임위원 8명에 대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인사"라는 논평을 내놨다.

문화예술대책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문예위의 신규 위원 구성은 60대 중심의, 단 한 명의 여성도 없는, 적폐청산의 대상이 포함된 실망스러운 인사"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문예위는 국가주의 및 위계질서를 벗어난 다양한 계층·성별·세대를 아우르는 혁신, 적폐청산에 대한 의지, 문화민주주의 구현을 위한 다양성의 가치가 내재된 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현장 문화예술인들의 기대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구조"라고 평가했다.

특히 새로운 문예위 구성이 현장 문화예술인을 포함한 사회적 토론이나 협의 과정 없이 이뤄진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화예술대책위는 "문예위 재구성 과정에 큰 우려를 표하고 불편해하는 이유는 단순히 인사에 대한 불만 때문이 아니다"며 "새 정부가 문예위에 접근하는 태도가 어떠한 철학적 가치, 정책의 전문성, 사회적 공론장에도 기반하지 않은 채 과거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 정부가 들어왔다고 문예위가 새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진상조사와 기관개혁이라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경유하며 문화예술기관으로서의 진정성을 되찾을 때만이 새로워질 수 있다"며 "적폐청산과 기관개혁에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문예위는 매년 2천억 원 이상의 문예진흥기금을 집행하는 대표적인 문화예술지원기관으로, 박근혜 정부 때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을 지원에서 배제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집행기관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문체부는 지난 13일 신임 문예위원으로 미술가 강홍구(60) 씨, 김기봉(57)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상임이사, 김혁수(55) 전국지역문화재단협의회 회장, 나종영(63) 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 부이사장, 송형종(51) 서울연극협회 회장, 유인택(62) 동양예술극장 대표, 이승정(53) 한국예총 부회장, 최창주(67) 한국전통공연예술학회 부회장 등 8명을 위촉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이날 임명장을 전달하고 첫 상견례를 했다.

문화예술대책위는 서울연극협회와 한국작가회의 등 문화예술계 300여 개 단체와 8천여 명의 예술인이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응하고자 작년 11월 결성한 단체다.

abullapi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