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N 여행] 제주권: 누가 오름의여왕이라 했나…서귀포 갑마장길 따라비오름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이번 주말(18∼19일) 제주는 토요일 새벽까지 비가 내리겠으며, 일요일 새벽에는 산지에 눈이 조금 내리겠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의 갑마장길은 가을에 더욱 빛을 발한다. 코스 중간의 따라비오름은 가을철 억새 풍광에 '오름의 여왕'이라고 불릴 정도다.
◇ 토요일 새벽까지 비…일요일 산지 눈
토요일인 18일은 새벽까지 비가 내린 뒤 낮부터 구름 많겠으며 바람이 강하게 불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8∼9도, 낮 최고기온은 9∼11도로 예상된다.
일요일인 19일은 구름 많겠으며 산지에는 눈이 1㎝ 미만 내리는 곳이 있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6∼7도, 낮 최고기온은 10∼11도로 예상된다.
바다의 물결은 제주도 전 해상에서 2∼5m 높이로 매우 높게 일겠다.
◇ 가을에 더욱 아름다운 갑마장길…'오름의 여왕' 따라비오름
한라산 고산지대와 해안지대를 연결하는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는 한라산과 오름들이 뿜어낸 용암이 바다로 흐르다가 화산 평탄면이 된 중산간 지역이다.
가시리의 넓은 초원에서는 과거부터 목축문화가 발달했다.
조선시대 최고의 등급을 가진 말을 '갑마'(甲馬)라고 불렀는데, 1794년 가시리 일대에 이런 말을 키우는 목장인 '갑마장'이 설치돼 100여년 간 유지됐다.
가시리의 마을과 목장길을 두루 연결하는 20㎞ 길이의 트레킹 코스가 바로 '갑마장길'이다.
갑마장길은 가시리마을회관, 포토갤러리 자연사랑미술관, 따라비오름, 잣성, 큰사슴이오름, 유채꽃프라자, 행기머체, 조랑말체험공원 등을 지난다.
가을철 갑마장길을 돋보이게 하는 곳 중 하나는 바로 '오름의 여왕'으로 불리는 따라비오름이다.
화산 폭발 때 용암의 흔적이 만든 분화구와 봉우리의 아름다운 선과 가을철 억새 풍경이 절경을 이뤄 도내 오름 300여개 가운데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따라비오름 입구에서 정상에 이른 뒤 정상부 능선을 따라 걸으며 저 멀리 병풍처럼 늘어선 한라산과 오름 군락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가을철이면 오름 곳곳을 억새가 뒤덮어 바람이 불 때마다 은빛 물결이 출렁이며 아름다움을 빛낸다.
가시리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큰사슴이오름도 있다. 정상에 오르면 오른쪽으로는 조선 최대 산마장이었던 녹산장, 왼쪽으로는 최고 품질의 말을 길러내던 갑마장 위치를 조망할 수 있다.
코스 중간에는 제주에서 가장 원형이 잘 보존된 것으로 알려진 '잣성'도 있다.
잣성은 조선시대 국영 마장에 해당하는 '국마장'(國馬場)의 경계를 나타내는 돌담이다.
여기에 제주에서 목동을 일컫는 말테우리의 임시 거처인 테우리막과 목감막터, 말 급수통 등 옛 목축문화의 유물을 볼 수 있어 색다른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예전 갑마장이 있던 가시리공동목장 한편에는 조랑말체험공원이 세워졌다.
공원에는 조랑말박물관, 승마장, 캠핑장 등이 있다.
박물관 전시실에는 말테우리의 삶이 녹은 말굽·채·도롱이 등 유물과 문화예술작품 100여 점이 전시돼 있어 한눈에 제주의 목축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조랑말체험공원 입구에는 지하용암돔(크립토돔)인 '행기머체'가 있다. 머체란 '돌무더기'의 제주어로, 머체 위에 '행기물'(녹그릇에 담긴물)이 있었다 해서 행기머체라고 불린다.
옛 가시초등학교에는 포토갤러리 자연사랑미술관이 있다.
전직 사진기자인 서재철 작가가 제주 곳곳을 다니며 촬영한 한라산의 사계절과 신비로운 제주의 자연, 문화를 담은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갑마장길 20㎞를 모두 걷기 부담스럽다면 조랑말체험공원∼가시천∼따라비오름∼잣성∼국궁장∼큰사슴이오름∼유채꽃프라자∼꽃머체∼조랑말체험공원에 이르는 10㎞ 길이의 '쫄븐갑마장길'을 우선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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