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피해 수능고사장 12곳중 8곳 심각한 상태 아냐"

입력 2017-11-17 10:10
수정 2017-11-17 11:41
"포항 지진피해 수능고사장 12곳중 8곳 심각한 상태 아냐"

피해실태 점검결과…고사장 변경여부 내일 결정, 21일 수험생 통보

교육부, 고사장 타지역 이동에 신중…"대규모 이동 쉽지 않아"

(포항·세종=연합뉴스) 손대성 고유선 기자 = 포항지역 대학수학능력시험 고사장 가운데 3분의 2가량은 23일로 미뤄진 수능 때 사용할 수 있는 상태라는 중간점검 결과가 나왔다.

17일 교육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교육부와 경상북도교육청 등이 참여한 합동점검반은 전날까지 포항지역 수능 고사장 12곳을 집중 점검했다.

포항 시험지구에 속한 고사장은 14곳이지만 포항과 비교적 먼 울진고와 영덕고는 피해가 없어 점검에서 빠졌다.

점검반은 12개 가운데 8개 학교의 경우 창문 방충망이 떨어지거나 화장실 거울에 금이 갔지만 현재 상태라면 건물 안전성을 직접 위협할 만한 피해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비해 포항고·포항여고·장성고·대동고 등 4개 학교는 벽에 깊은 금이 가는 등 여진이 발생할 경우 학생들이 다칠 수 있어 정밀점검을 해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 고사장 외에 경북교육청이 점검한 초·중·고교 113곳 가운데는 초등학교 2곳과 중학교 1곳 등 3개 학교 건물이 크게 손상돼 학생들이 당분간 공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이들 3개 학교는 진앙인 포항 흥해읍이나 인근 북구에 소재해 있다.

31곳은 피해가 다소 커 주말까지 민간전문가가 합동 점검에 나선다.

점검 결과만 놓고 보면 23일 치러질 수능에서는 포항지역 상당수 고사장이 그대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교육현장의 목소리는 엇갈린다.

현장 상황을 둘러본 한 관계자는 "여진이 나지 않는 상황이라면 모르지만 지역 학생들이 이미 지진 트라우마를 겪는 점 등을 고려하면 기존 고사장을 쓸지 결정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도 전날 "(학교)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수험생들이 인근 지역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경북교육청 등이 포항지역 수험생 4천3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80% 이상이 다른 지역이 아닌 포항지역 타 학교에서 시험을 치르고 싶다고 답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고사장 변경 여부는 안전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판단할 일"이라면서도 "몇 개 고사장 수험생들이 타 지역으로 대규모 이동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전날 이동할 경우) 숙소 문제 등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는 안전점검 결과 등을 토대로 18일까지 고사장 변경 여부를 잠정 결정하고, 21일까지 이를 학생들에게 통보할 계획이다.

지진 피해 학교 외에 원칙적으로 다른 고사장(학교)은 변경되지 않는다.

다만,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이미 배정받은 고사장 안에서 시험실(교실)은 변경한다.

시험실 안에서 자리 배치까지 바꾸는 것은 교육청 재량에 맡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시험실이 바뀜에 따라 예비소집은 다시 실시할 가능성이 커졌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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