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봉인'후 첫 韓中경협…CJ대한통운, 中에 기술투자(종합)

입력 2017-11-16 18:15
사드 '봉인'후 첫 韓中경협…CJ대한통운, 中에 기술투자(종합)

상하이에 R&D센터 개관…중국에 '제2의 대한통운' 건설

중국 자회사 통해 물류창고업체 '무한북방첩운' 200억원에 인수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박성진 기자 = 한국과 중국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해소 이후 물류 기술투자에서 경제협력 재개의 신호탄이 올랐다.

CJ대한통운(대표이사 사장 박근태)은 16일 상하이 자딩(嘉定)구 소재의 중국 자회사 CJ로킨 본사에 첫 해외 연구개발(R&D) 단지인 'TES 이노베이션센터 차이나'를 개관했다.

TES란 기술, 엔지니어링, 시스템·솔루션의 약자다. 중국 CJ로킨에 CJ가 보유한 TES를 전수, 이식해 경쟁력을 확대함으로써 급성장 중인 중국 물류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다.

새로 개관한 센터는 CJ대한통운 종합물류연구원과의 협업을 통해 분류, 패키징, 관제 등 물류분야에서 중국 특화 기술 개발에 나서게 된다. 이어 중국 현지상황에 맞는 컨설팅과 마케팅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센터는 경기도 군포의 CJ 복합물류터미널 내에 있는 TES센터에 이어 두 번째다. 국내 물류기업 중 처음으로 해외에 설립한 R&D센터이기도 하다.

연면적 480㎡ 규모의 센터에는 CJ대한통운이 개발한 MPS(Multi Purpose System), W-내비게이터, ITS(Intelligent Scanner) 등 신기술 설비가 갖춰져 중국 고객사들이 직접 시연해보고 도입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컨설팅, IT부서가 상주해 현지 인력 교육도 맡게 된다.

이중에서 작업자가 카트를 밀거나 바구니에 담아 운반할 필요 없이 물류창고에서 로봇이 고객이 주문한 물품의 랙을 들어 이송하고 분류해주는 피킹(picking) 자동창고 시스템이 주목된다.

중국의 급성장 중인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피킹 로봇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CJ대한통운은 또 물류창고 실내에서 비행하며 위험물 및 귀중품 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RFID 드론도 개발 중이다.

이날 개관식은 사드갈등이 해소되고 한중 정상회담이 이뤄진 이후 첫 경협 행사로 관심을 모았다. 최근 복원된 한중 관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경제협력의 상징적인 사례로 한동안 정체됐던 한중간 교류협력이 활성화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세대 중국 기업인으로 CJ 중국본사의 대표도 겸하고 있는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은 "TES센터는 단순 자본투자를 넘어 중국에 기술을 이전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대중투자 모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기술투자 방식을 중국의 우수한 인력과 인프라와 결합해나갈 경우 한중 경협이 여러 난제를 극복하고 지속적 상호 발전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CJ대한통운은 아시아 1위 물류기업에 이어 2020년까지 글로벌 5위의 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국에 공을 들이고 있다. 거대 시장과 함께 급성장 중인 중국을 빼놓고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중국에 '제2의 CJ대한통운'을 건설키로 했다고 박 사장은 소개했다.

이를 위해 지난 2013년 중국 중량물 물류 전문기업 CJ스마트카고를, 2015년 CJ로킨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중국 TCL그룹과 물류합작법인 CJ스피덱스를 설립한 상태다.

이중에서 이번에 센터가 들어선 CJ로킨은 중국 전역에 48개 직영터미널과 50만㎡에 이르는 22개의 물류센터를 갖춘 중국 최대의 냉동냉장 물류기업으로 CJ대한통운이 2015년 쟁쟁한 중국 업체들을 제치고 인수에 성공한 곳이다.

CJ대한통운은 이날 중국 자회사인 CJ로킨을 통해 창고업체 '무한북방첩운'을 2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무한북방첩운은 자동차와 철강, 광케이블, 식품,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단지가 있는 호북성 무한지역에 2만6천㎡ 규모의 창고를 보유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 업체를 통해 무한지역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물류를 연결해 중국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중국 외에도 CJ대한통운은 작년부터 차례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중동·중앙아시아, 베트남에서 현지 기업과 물류센터를 인수하며 아시아 지역 곳곳에 자체 일괄 물류네트워크와 사업역량을 갖추고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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