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체크인 2시간 만에 손님 나가"…경주 숙박업소 또 '시름'
보문단지 한 호텔 하루 만에 객실 예약 취소 20건…불국사 인근 숙박단지도 타격
(경주=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경북 포항에서 강진이 발생하자 인근인 경주 관광업계가 또다시 시름에 빠졌다.
경주는 작년 9월 강진으로 수학여행단 발길이 끊기는 등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가 겨우 회복해가는 중인데 포항 지진 영향으로 관광객이 기피할까 봐서다.
16일 경주 숙박업계에 따르면 보문단지 한 호텔은 포항 강진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객실 예약 취소가 20건에 이르렀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은 대체로 미리 계획하고 숙소를 잡는 경향이 있어 이처럼 객실 예약을 다수 취소하는 경우는 드물다.
또 다른 호텔도 객실 10개 가운데 3개꼴로 예약이 취소되는 분위기다.
이 호텔 관계자는 "어제 한 투숙객은 지진 소식에 체크인하고 2시간 만에 호텔을 떴다"며 "고객에게 포항과 경주가 다른 지역이라고 설명했지만, 주말은 물론 이달 말 예약분도 취소가 들어오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수학여행단 발길이 끊겨 휴·폐업이 잇따랐던 불국사 인근 숙박단지 업주들도 근심이 더 깊어지고 있다.
안전 설비와 서비스를 강화해 내년부터는 뚝 끊긴 수학여행단을 본격 맞을 채비를 하던 중이기 때문이다.
유스호스텔 등 27개 숙박업소를 회원으로 둔 불국사숙박협회 윤선길 회장은 "포항 지진이 난 뒤 걱정이 태산이라며 회원이 연락해온다"며 "단체 체험학습 예약이 취소된 곳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관광객이 지진이 난 포항 인근이어서 경주를 다시 꺼리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며 걱정스러워했다.
불국사숙박협회는 오는 18일 회원들을 불러모아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ms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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