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강 마시면 병걸려" 이집트 유명가수 설화·은퇴위기

입력 2017-11-16 14:37
수정 2017-11-16 16:09
"나일강 마시면 병걸려" 이집트 유명가수 설화·은퇴위기

"조국을 조롱하다니" 공연·방송선곡 금지에다 법정 출두까지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이집트 여가수가 나일강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했다가 가수 활동이 중단될 위기를 맞았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집트 가수조합은 15일(현지시간) 여성 가수인 셰린 아브델 와하브(37)가 "사랑하는 조국을 부당하게 조롱했다"며 공연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아브델 와하브는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 아랍권에서 유명한 가수다.

그가 무대에 서기 어렵게 된 것은 1년여 전 아랍에미리트 공연 때 발언 때문이다.

당시 콘서트에서 "나일강 물을 마신다면 나는 주열흡충병에 걸릴 것"이라며 "'에비앙'(프랑스의 유명 생수)을 마시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주열흡충병은 작은 기생충이 혈관 속으로 파고드는 질병을 말하며 실제로 나일강 인근에서 오염된 물을 마신 주민이 많이 걸리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 공연 장면을 담은 비디오가 나오고 나서 아브델 와하브는 '도발적인 발언을 퍼뜨린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했다.

세계에서 아마존강 다음으로 긴 나일강은 고대부터 이집트 문명을 풍성하게 만든 자양분으로 꼽힌다.

아브델 와하브는 아랍에미리트 공연 이후 나일강 발언은 '어리석은 농담'이었다며 "사랑하는 이집트에 고통을 안긴 데 대해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 보도에 따르면 아브델 와하브는 다음 달 23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또 국영 텔레비전 방송국이 더는 그의 노래를 내보내지 않는다고 신문이 전했다.

이집트에서 가수들의 공연이 종종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레바논 출신의 유명 여가수 하이파 웨흐베(41)는 지난달 카이로의 아메리칸대학(AUC)에서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지만, 당시 입었던 청바지 재질의 짧은 반바지가 문제가 됐다.

공연장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자 노출 논란이 일었고 웨흐베는 가수조합에 사과한 뒤 앞으로 '정숙한' 의상을 입겠다고 약속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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