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연저점 경신…거침없는 원화 강세
경제 지표 호조·증시 활황에 외국인 자금 유입 덕분
연말에는 1,110원선 회복할 듯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원화 강세가 거침없다. 종가 기준으로 연 저점을 경신하더니 장중 기준까지 밑돌았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굳건한 모습을 보인데 힘입어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낙관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고 증시 활황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서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연 저점인 1,110.5원(3월 28일)보다 낮은 1,106.5원으로 출발한 뒤 하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9월 28일을 기점으로 꾸준히 하락하며 지난 7일에는 1,111.9원으로 종가 기준 연 저점을 경신했다. 9월 28일 종가인 1,149.1원과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37.2원이나 떨어졌다.
종가 기준에 이어 장중 기준 연 저점까지 돌파하며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우리 경제 여건을 보면 당연한 상황으로 여겨진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1.4%로, 2010년 2분기(1.7%) 이후 최고를 찍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우리 기업의 실적도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 상장사 525개사의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12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 27.7% 증가했다.
우리 경제에 대한 외부의 시선도 호의적으로 바뀌고 있다.
바클레이스, JP모건, 골드만삭스, 노무라, HSBC 등 9개 주요 투자은행이 제시한 우리나라 GDP 성장률 평균치가 지난달 말 기준으로 3.0%로 집계돼 전달보다 0.2%포인트(p)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3.2%로 0.2%p 상향 조정해 낙관적 전망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대내외적인 호재도 적지 않다. 중국과 관계 개선으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제재가 풀릴 것으로 기대되고, 최근 들어 대북 리스크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호황을 보이자 외국인이 지난달 중순부터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는 점도 원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10월 말부터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고, 한중 관계도 개선되고 북한 도발이 수그러들면서 해결 방향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되면서 원/달러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2월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증시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경원 우리은행[000030]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는 1,100원 선을 회복할 것"이라며 "세제개편안에 대한 기대감이 완전히 깨졌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달러 강세 요인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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