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논란없다", "지역패권청산"…좁혀지는 국민의당·바른정당

입력 2017-11-16 11:47
수정 2017-11-16 13:39
"햇볕 논란없다", "지역패권청산"…좁혀지는 국민의당·바른정당

양당 의원들, 국민정책포럼서 "선거연대 논의 시작하자" 적극적

국민의당 호남계 "보수대연합에 이용될 수 없어" 반대 여전…충돌 예고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설승은 기자 =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16일 양당간 협력 추진의 걸림돌로 여겨졌던 안보정책과 지역주의 분야에서 공통분모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며 연대 움직임에 속도를 냈다.

양당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은 양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바른정책연구소 후원으로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중도보수통합' 구상을 천명한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선출 후 처음 열린 이번 포럼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서로간의 견해 차이를 부각하기보다는 공감대 형성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정책연구원장인 이태규 의원은 발제를 통해 "구존동이(求存同異·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를 언급하며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모색하려면, 의견이 다른 것은 놔두고 같은 것부도 해나가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햇볕정책에 대한 찬반을 떠나, 권위주의든 보수든 역대 정권은 한반도 평화 유지와 관리를 위해 남북관계 개선과 협력을 추구했다"면서 "적대적 대북정책을 지향한 정권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계승을 강령으로 못박고 있는 국민의당 창당 이념이 보수정당인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추진하는 데 있어 장애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과 남북관계 기본합의서도 보수정권에서 이뤄냈고, 그런 측면에서 햇볕정책을 이해한다면 논란을 벌일 하등의 이유가 없다"면서 "북핵 대응을 위해 한미동맹을 업그레이드 해야한다는 데에도 여야와 진보·보수의 차이가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반도 유사시 미군이 자동으로 개입하는 조항을 삽입하는 방향으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개정하고 한미간 핵공유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바른정당 의원들도 공감을 나타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각각 호남과 영남이라는 지역기반을 둔 데서 오는 간극 역시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최홍재 바른정책연구소 부소장은 "히틀러의 사례, 가까이는 김정은의 사례를 들 수 있듯 패권적 민족주의는 매우 위험하다"면서 "축소된 형태의 패권적 지역주의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최 부소장은 "최근 세차례의 대선·총선을 보면 영남에서 지역주의가 완화되고 있고, 호남에서도 김 전 대통령 이후 특정 정당에 얽매이는 현상이 약화됐다"면서 "적대적 양당 구조가 사라진 이 시기가 지역주의를 극복할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또 바른정당 비전위원회가 최근 '민주열사를 위한 묵념'을 포함해 추모 묵념을 한 것을 언급하며 "중도개혁보수정당은 역사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통합정당이 돼야 한다"고 말해 국민의당 내 민주·개혁세력을 향한 '구애'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산업화가 독재라는 부분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혁혁항 공로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의 묵은 갈등을 뛰어넘어 실용적인 정치세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지역정치와 패권을 청산하기 위한 양당간 선거연대의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 당 대표에게는 제가 말하겠다"면서 "국민의당도 이 부분을 진지하게 논의해달라"며 적극적으로 연대 필요성을 주창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민의당에서 김관영 김삼화 김수민 김중로 박준영 신용현 이언주 이태규 오세정 최도자 최명길 의원이, 바른정당에서 정운천 하태경 오신환 김세연 의원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당 진로를 논의하기 위한 21일 '끝장토론'을 앞두고 20일 전현직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하며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계획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하지만 유승민 대표의 '보수' 언급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국민의당 내 호남 중진 등 비(非)안철수계 인사들은 정책연대를 넘어선 통합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에서 양당간 연대·통합 논의를 겨냥, "정책연합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렇게 딱 '둘이 하겠다'는 것은, 명분상에도 그렇고 정치적 실리 면에서도 조금 저능아들이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박 전 대표는 "유 대표는 중도보수를 얘기하면서 1차적으로는 국민의당이고 다음 한국당과 한다는 것을 얘기했다"면서 "보수대연합의 한 방법으로 국민의당이 이용된다면 저는 절대 정치를 함께 안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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