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조작 日 고베제강도 JIS·ISO 인증 속속 취소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품질데이터 조작으로 물의를 빚은 고베제강소가 일본공업규격(JIS)과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의 취소를 통보받았다.
닛산자동차 일본내 공장이 무자격자 검사로 ISO 인증이 취소된 데 이은 것이다.
16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JIS 인증기관 일본품질보증기구(JQA)는 고베제강소의 검사 데이터 조작 문제로 고베제강의 자회사 KMCT의 가나가와현 하다노공장에서 제조한 구리관에 대해 JIS 인증을 15일 취소했다.
이 공장에서는 10월 26일 다른 구리관의 JIS 인증이 취소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JQA가 이 공장에서 출하하는 모든 JIS 제품에 대한 인증을 취소하게 된 것이다. 하다노공장 출하 제품 가운데 JIS 인증을 받은 구리제품의 출하량은 전체의 40%다.
인증이 취소된 것은 수도관 등에 사용되는 구리관이다. JIS가 정한 규격에 미달했는데도 JIS 마크를넣어 계속 출하했다. 고제베강은 "빠른 시기에 인증 재취득을 목표로 한다"는 밝혔다.
15일에는 또 JIS 인증을 받고 있는 고베제강 자회사 등 고베제강그룹 공장 수 곳에서 인증기관에 의한 현장실사가 본격화된 것도 확인됐다. 현장실사 뒤 인증 취소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또 ISO의 품질관리 국제표준규격인 'ISO 9001' 인증 심사를 청부받은 JQA는 15일 하다노공장에 대해 공장 측이 제공한 정보에 사실과 다른 중대사항이 있었다며 해당 인증을 취소했다.
품질이나 생산관리를 보장해주는 JIS와 ISO가 잇따라 취소되며 고베제강의 신뢰는 한층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ISO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정부조직인데, ISO 9000 계열의 국제표준규격을 평가한다.
일본의 경우 인증이 취소되면 지방자치단체 등이 실시하는 입찰 참가를 못하게 되거나, 납품도 할 수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측은 신뢰 악화에 직면하는 것은 물론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닛산자동차나 고베제강은 ISO 인증 재취득을 서두르겠다고 밝혔지만 ISO나 JIS 인증 취소를 당할 경우 원칙적으로 1년은 재취득 신청을 할 수 없어 1년 이상 인증없는 상태가 계속된다.
고베제강과의 거래를 재검토하는 움직임에 대해 가와사키 히로야 회장 겸 사장은 "고객의 판단에 따라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이 거래 재검토 사태를 각오한다는 인식이다.
다른 철강회사 간부는 "고객은 줄어든다"고 말했다. 메이커나 건설업자는 제품이나 건축물을 설계할 때 어느 부분에 JIS인증 부품을 사용할지를 미리 정하고, 필요 분을 발주하기 때문이다.
그는 "고객은 고베제강 이외의 인증 완료 제품을 조달하게 된다. 다시 인증을 얻기 위해서는 1년 이상이 걸리고, 떨어져나간 고객은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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