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질' 들어간 예결위 초반부터 후끈…공무원 증원 등 쟁점 산적

입력 2017-11-16 11:19
수정 2017-11-16 11:48
'칼질' 들어간 예결위 초반부터 후끈…공무원 증원 등 쟁점 산적

예산안 조정소위 사흘째…최저임금·SOC 등 여야 대립 예산 수두룩

포항 지진 여파 속 안전 예산 증액 여부도 관심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을 두고 본격적인 '칼질'에 들어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조정소위원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아직 굵직굵직한 쟁점 예산이 조정소위 테이블에 오르지도 않았는데도 여야는 곳곳에서 충돌하며 초반 쟁탈권 다툼을 벌였다.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 사회간접자본(SOC) 감액 등 여야가 강하게 부딪힐 예산이 본격적으로 조정소위 심사대에 오르면 '예산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예결특위는 16일 오전 예산안 조정소위 회의를 열고 사흘째 예산 심사에 돌입했다.

백재현(더불어민주당) 예결특위 위원장과 소위 위원들은 상임위원회 예비심사를 거친 예산안 등을 토대로 논의를 이어갔다.

현재 16개 상임위 가운데 4곳(교육문화체육관광·정보·환경노동·여성가족위원회)을 뺀 12곳의 상임위가 예산심사를 마친 상태다.

전날까지 이틀간 이어진 예결위 조정소위는 앞으로 더욱 강하게 충돌할 것으로 보이는 여야 대립의 '예고편' 성격이 짙었다.

조정소위는 첫날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창업 사업화 예산 감액을 두고 두 차례 정회했고, 전날에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예산을 놓고 고성을 주고받는 감정싸움도 벌였다.

앞으로 이뤄질 심사는 더욱 '가시밭길'일 가능성이 크다.

여야 쟁점 사안으로 꼽히는 예산들이 줄줄이 조정 소위 심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상임위 예비심사가 끝난 곳의 결과보고서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예산심사에서 주목해야 할 항목으로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 아동수당, SOC 예산 등을 거론했다.

공무원 증원은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때부터 여야가 대립한 사안으로, 내년 예산에서도 대표적인 충돌 지점으로 꼽힌다.

한국당 조정소위 의원들은 특히 공무원 증원을 '미래세대 부담 전가' 예산으로 규정하면서 "수백조 원의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17만4천 명(5년간)의 공무원 증원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맞서 여당인 민주당은 충원되는 공무원이 소방, 경찰 등 현장 인력에 국한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예산 사수에 나섰다.

행정안전위원회는 일단 공무원연금 부담금으로 편성된 3조4천413억 원에 대해서는 정부 원안대로 의결했다.

다만 정부의 공무원 증원 계획에 따른 공무원연금 장기 재정 추계방안을 놓고는 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 조속히 상임위에 보고하도록 부대 의견을 달았다.

아동수당(1조1천억 원), 기초연금 인상(9조8천억 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기금(2조9천700억 원) 등 복지·일자리 예산도 여야 간 한판 대결이 불가피한 항목들이다.

특히 새로 도입되는 아동수당, 기초연금 인상 등 세출 관련 예산은 법안 통과도 필요한 상황이라 예산안이 통과하더라도 실제 집행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쟁점 예산은 예결 소위 가동 초반부터 여야 지도부 차원에서 협상을 통해 해결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원내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모든 일에는 절차가 있는 만큼 예결위에서 최대한 조정하고 합의할 수 있는 것이 마땅하다"며 "법정시한이 도래하는 막판까지 정리가 안 되면 지도부 차원에서 논의할지언정 정상적인 논의 자체를 건너뛸 수 없다"고 일축했다.

조정소위의 예산 삭감 논의가 끝나고 이뤄질 증액 심사에선 올해보다 20% 감액된 SOC 예산이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를 전망이다.

야당이 SOC 예산 삭감을 경제성장을 갉아먹는 요인이라며 강력히 반발해 예결위 논의에서 증액 여부가 관심거리다.

국방비와 농업 예산의 추가 증액도 야당이 줄기차게 요구하는 사항이다.

국민의당 김중로(국방위 간사) 의원은 이날 자당 원내정책회의에서 "전체 국방예산은 43조 원으로 6.9% 증액했다고 정부가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지만, 정부재정 증가율인 9.6%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무엇보다 방위력 개선 부분 예산이 13조 원에 불과하고, 포퓰리즘적인 병사 봉급 인상에 국방예산이 치우쳐져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전날 발생한 포항 지진으로 안전 문제가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상황이라 지진 조기경보 구축·운영 등 지진대비 관련 예산이 증액될 지도 주목된다.

예산 부수 법안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큰 법인세·소득세 인상 등 세법 개정안도 야당이 반대하는 상황이라 여야가 예산안 통과까지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을 전망이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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