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판 구글 나올까…"소프트뱅크, 28조원 투자계획"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사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사우디아라비아에 거액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우디를 정보기술(IT) 강국으로 키우려는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야심이 가시화하게 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소프트뱅크가 향후 3∼4년간 최대 250억 달러(약 28조 원)를 사우디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중에서 최대 150억 달러가 빈살만 왕세자의 초대형 미래도시 프로젝트인 네옴(NEOM)에 투입된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또 소프트뱅크가 조성한 비전펀드를 통해 약 100억 달러를 사우디전력공사에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재생 및 태양광 에너지 분야를 키우려는 목적에서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1천억 달러 규모의 비전펀드를 출범하고 각국의 유망 IT 기업에 투자해왔지만 중동 지역의 스타트업(신생 기업)에는 아직 투자한 적이 없다.
손 사장은 이번 사우디 투자를 통해 빈살만 왕세자와 관계를 강화하고, 사우디는 석유에 의존해온 산업 구조를 IT 중심으로 바꾸는 데 탄력을 얻게 됐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달 5천억 달러(약 553조 원)를 투자해 서울의 44배 넓이로 신도시 네옴을 짓겠다고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사우디 경제 개방을 선언했다.
이러한 흐름의 하나로 사우디 정부는 15일 '사우디판 구글'을 만들고자 자국에 진출하는 외국 IT 기업을 대상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고 밝혔다고 미 CNN 방송이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자국에서 스타트업을 세우려는 해외 기업인을 대상으로 인허가를 쉽게 얻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가산 알 술레이만 사우디 중소기업청장은 "투자 기업 중 하나 이상이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들 기업은 이 땅의 애플, 아마존, 구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비전펀드에 450억 달러(49조7천억 원) 출자를 약속하는 방식으로 세계 IT 기업 투자에 나서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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