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반토막 난 바른정당, 사무처 급여 삭감부터
월 3천500만원 여의도 당사 임대료도 큰 부담…일단 1월까지는 유지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소속 의원 절반의 탈당으로 비교섭단체로 전락한 바른정당이 국고보조금마저 반 토막 나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당장 사무처 직원들 임금 감축은 물론이고 여의도 당사 철수까지 고려해야 할 신세가 됐다.
16일 바른정당에 따르면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입금된 올 4분기 정당보조금(경상보조금)은 약 6억 원으로, 전 분기(약 14억7천만 원) 대비 60% 가까이 감소했다.
9명 의원의 탈당으로 교섭단체 지위를 잃으면서 국고보조금이 절반 이상 깎인 것이다.
당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총무국은 일대 비상이 걸렸다. 당장 시급한 문제는 아무래도 인건비다.
일단 이번 달(지급일 27일)까지는 기존 임금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다음 달부터는 삭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삭감 규모는 자유한국당으로의 복당을 희망한 사무처 직원들의 거취 문제가 결론 나야 정해질 전망이다. 중앙당과 시·도당을 포함한 전체 사무처 직원 총 80명 가운데 중앙당에서만 13명이 한국당 복당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한국당 사무처 직원들이 이들의 복당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향후 어떻게 정리될지는 미지수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 운영비 가운데 인건비가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해서 일단 임금부터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한국당 이동 신청자들 문제가 결론이 나야 정확한 감액 규모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은 국회의사당 앞에 있는 여의도 당사 철수 여부를 놓고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월 임대료만 3천500만 원에 달해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 1월까지 임대 계약이 돼 있는 만큼 일단은 당사를 유지하기로 한 상황이다.
다른 비용을 줄여서라도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어차피 여의도 일대에 당사를 잡으려면 그만한 비용이 든다"며 "이사·철거·인테리어 비용까지 고려하면 당장 옮길 필요가 있는지 고민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바른정당은 교섭단체 지위 박탈로 조만간 국회 내 사무실 일부도 빼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래저래 세간살이를 줄여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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