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여성상' 받은 미 하원의원, 무대서 "트럼프 탄핵" 구호

입력 2017-11-15 14:07
'올해의 여성상' 받은 미 하원의원, 무대서 "트럼프 탄핵" 구호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에서 고령의 여성 의원이 패션잡지 글래머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상'을 수상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탄핵을 외쳤다고 AP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명 배우 니콜 키드먼, 비욘세의 동생이자 가수인 솔란지 놀스, 토크쇼 진행자 사만다 비, 인기 모델 지지 하디드,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마리아 그라지아 치우리 수석디자이너 등과 함께 수상자 명단에 오른 인물은 민주당 내 대표적인 반(反) 트럼프 인사인 맥신 워터스(79·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이었다.

이날 뉴욕 브루클린 열린 시상식에서 '올해의 공로상' 수상자로 워터스 의원의 이름이 호명되자 객석에선 소녀 수백 명이 환호성을 질렀다.



워터스 의원은 시상식 무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구호인 "그를 탄핵하라"(Impeach him), "45를 탄핵하라"(Impeach 45)를 수차례 외치는 것으로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이에 관객들이 호응해 뒤따라 구호를 외치면서 시상식장은 일순간 반 트럼프 집회로 변했다.

'45'는 제45대 미 대통령인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키는 것으로, 워터스 의원은 각종 행사마다 이 구호를 외치며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올해로 27번째를 맞는 글래머의 '올해의 여성상' 시상식은 예년과 달리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고 신디 라이브 편집장은 말했다.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 파문이 미 사회 전역으로 퍼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연예계가 혼란스러운 분위기여서다.

라이브 편집장은 시상식에서 "지금 여성이 기이한 순간을 맞고 있지만 우리가 이를 장악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상식 열기는 와인스틴의 성추문 의혹을 폭로한 뉴욕타임스 기자들이 무대에 올라 성폭력을 경험하고 이를 사회 문제로 부각시킨 인사들을 소개하는 순간 절정에 달했다.

소개를 받고 무대에 오른 4명 중 한명인 애니타 힐은 1991년 클래런스 토머스 연방대법관 후보에게 성희롱을 당한 사실을 고발해 성희롱을 사회 이슈로 부각한 인물이다.

힐은 자신의 고발에도 토마스 연방대법관 후보가 인준되는 등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몇년이 지나지 않아 성추행 폭로가 급증하는 것을 보며 "우리에게 서사를 바꿀 기회가 주어졌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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