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응급환자 이송에 평균 18분…다른 병원은 10∼13분
감사원 "교통혼잡으로 긴급차량 동선 확보 안 돼…노력 미흡"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서울대병원 내 유동인구 및 차량증가로 인한 교통혼잡이 심각해 긴급차량의 동선이 확보되지 않는 데도 개선노력이 미흡하다고 감사원이 지적했다.
특히 올 상반기 서울지역 응급환자 발생장소부터 응급실까지 환자를 이송하는데 서울대병원은 평균 18.0분이 걸려 10.2분∼13.7분이 걸린 다른 주요 5개 병원보다 오래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서울대병원 기관운영감사' 보고서를 15일 공개했다.
감사원은 2008년 4월 이후 9년 만에 서울대병원 기관운영감사를 벌이기로 하고, 2013년 이후 수행한 업무를 대상으로 감사를 벌였고, 그 결과 31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해 20건은 주의조치, 11건은 통보 조치했다.
감사원은 서울대병원이 구급차 등 긴급차량의 응급실 접근성 제고 노력을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으로 병상 수가 1천878개, 의사 수가 1천160명인 대규모 병원이지만, 서울 종로구 도심에 있고 주변에 창경궁과 성균관대학교, 문화예술 공연장 등에 둘러싸여 추가 용지매입에 한계가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0년간 암병원 등 8개 건물 신·증축으로 병원 내 유동인구 및 차량이 증가했음에도 병원 내 도로면적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서울대병원의 1일 평균 운행 차량 수는 2014년 4천371대에서 2017년 5천356대로 22.5%(985대) 증가했다.
감사원은 특히 병원 내 3개 진출입구(원남동·대학로·창경궁 방향)로부터 응급실까지 차량 동선이 편도 1차로로 돼 있어 긴급차량에 길을 양보해 줄 공간적 여유가 없고, 응급실이 진출입구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 누워있는 응급환자를 구급차에서 내려 오르막길을 따라 밀고 가기에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은 현재 첨단외래센터 건립 공사,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실 및 응급중환자실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고 향후에도 치과병원 융복합치의료센터 건립, 간호기숙사 부지 활용 사업, 의과대학 의학도서관 재건축 사업 등을 계획·예상하고 있으나 병원 진출입로에 대한 개선계획은 없는 상태다.
한편 올해 상반기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응급환자 발생 장소로부터 환자를 서울 시내 주요 6개 병원 응급실까지 이송한 2만9천여건의 평균 소요시간을 확인해보면 서울대병원이 18.0분으로 가장 오래 걸렸다.
이어 ▲A병원 13.7분 ▲B병원 12.2분 ▲C병원 11.8분 ▲보라매병원 11.0분 ▲D의료원 10.2분으로, 서울대병원 이송시간은 D의료원 대비 평균 7.8분이 더 소요됐다.
유동 차량이 많은 낮 시간대 이송 건수(9천808건)의 평균 이송시간은 ▲서울대병원 19.9분 ▲A병원 14.9분 ▲B병원 13.8분 ▲C병원 13.3분 ▲보라매병원 11.9분 ▲D의료원 11.2분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은 D의료원에 비해 8.7분이 더 소요된 셈이다.
감사원은 서울대병원 측과 개선방안을 논의한 결과 치과병원과 의과대학 사이 진출전용 편도 1차로 신설, 원남동 방향 진출입로 편도 1차로(긴급용) 확장, 대학로 방향 진출입로 편도 1차로(긴급용) 확장, 치과병원 지하주차장 출구 전용 활성화 등 4개 방안을 도출했다.
이를 위해서는 치과병원, 의과대학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서울대학교병원장에게 "구급차의 원활한 진·출입 및 교통혼잡 해소를 위해 치과병원, 의과대학 등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해 개선 가능한 방안부터 조속히 추진하는 등 응급환자의 응급실 접근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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