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택 "경제·복지서 20∼30대 보수-진보 견해차 뚜렷"

입력 2017-11-14 16:14
강원택 "경제·복지서 20∼30대 보수-진보 견해차 뚜렷"

서울대 학술대회…"탄핵으로 19대 대선 정책투표 퇴보"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지난 19대 대선 당시 경제·복지 영역에서 보수·진보 간 견해차가 40대 이상보다 20∼30대에서 훨씬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14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19대 대선에서 나타난 한국 정치지형의 변화' 학술대회에서 "경제·복지 영역에서 젊은 세대끼리 이념 갈등이 부상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강 교수는 성인 1천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념(보수·진보) 설문조사 결과, 정부의 재정 지출을 얼마나 늘려야 하는지를 묻는 문항에서 다른 세대보다 20∼30대의 시각차가 명확했다고 밝혔다.

그는 "실업급여와 복지 등 10개 분야에서 자신의 성향이 보수·진보 중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 항목에서 40대 이상은 진보·보수 간 입장차가 미미했지만, 20∼30대는 차이가 컸다"고 했다.

실제로 경제·복지 분야에서 가장 진보적인 태도(1점)∼가장 보수적인 태도(4점)를 답하는 항목에서 20∼30대 평균값은 진보가 2.18, 보수는 2.36으로 나왔다.

반면 40∼50대의 평균값은 진보 2.28, 보수 2.39였으며, 60대 이상은 진보 2.29, 보수 2.28로 집계됐다.

20∼30대 보수·진보 간 평균값 차이는 0.18로, 40∼50대 0.11, 60대 이상 0.01보다 더 큰 차이를 보였다.

강 교수는 그러나 "젊은 층에서 이념적 보수가 보수 정당 지지로 이어지지 못했다"면서 "보수라고 응답한 20∼30대의 46.1% '지지정당이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연령이 올라갈수록 기존 양대 정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과 이념의 연계가 강하지만, 젊은 세대일수록 이념과 정당의 연결고리가 약했다"고 평가했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자신의 정책 태도와 가장 근접한 후보자에게 투표한 유권자는 13.3%에 불과했다"면서 "이는 정책투표가 퇴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정책투표자 비율을 살펴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1.4%,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7.6%에 불과했다"면서 "18대 대선 당시 전체 유권자의 63.4%가 정책투표자였던 것과 비교해 대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탄핵 정국에서 치러진 대선이다 보다 보수 정당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해 정책투표가 약화한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실제로 문 대통령의 정책 지지도는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포퓰리즘 성향과 보수·진보 간 상관관계는 없었다"면서 "'적폐세력' 또는 '종북좌파'를 정의하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포퓰리즘의 파급력이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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