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지도부 비리 폭로' 궈원구이 인터뷰한 美 VOA 직원들 해고
"중국과 미국 정부 일종의 커넥션 작용" 분석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지도부의 부패를 폭로해온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를 인터뷰한 미국의 소리(VOA) 제작진 3명이 돌연 해고됐다.
14일 홍콩 명보와 빈과일보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궈원구이와의 인터뷰 방송을 내보낸 VOA 중국어부 주임 궁샤오샤(공<龍밑에 共>小夏), 진행자 둥팡(東方), 편집자 리쑤(李肅) 등 3명이 해고당했다.
궈원구이는 당시 인터뷰에서 "왕치산(王岐山)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일가가 하이난(海南)항공 지분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해 부패에 연루됐으며, 이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조사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당초 3시간 분량이었던 이 프로그램은 VOA 경영진의 압력으로 방송 80분 만에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고된 궁샤오샤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당시 방송 중단에 대해 미국 의회 중국위원회의 공동위원장 2명과 외교위원회 위원장이 행정부에 조사를 요청했으며, 지금껏 조사가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해고 결정은 동아시아부 주임 장징(張晶)이 주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징의 부친은 중국 관영 매체 인민일보의 초대 주미 특파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궈원구이는 중국 정부가 자신의 폭로를 막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으며, VOA 내에도 중국 정부의 첩자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일부에서는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4월 마라라고 회담과 이달 베이징 회담 등으로 미·중 관계가 순풍을 타는 가운데, 양국 정부 간 모종의 커넥션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VOA는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미국 정부가 재정을 부담해 운영하는 방송이다. 독립된 편집권이 보장되지만, 미국 정부기관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궈원구이는 VOA를 통한 중국 지도부의 비리 폭로가 좌절된 후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비리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히자만 최근 페이스북이 다른 사람의 개인 정보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그의 계정 일부를 폐쇄하는 등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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